내 일을 위한 기록 (제갈명 지음)

일과 삶에서 성장하는 나를 위한 기록 습관

내 일을 위한 기록(제갈명 지음)

  제갈명 작가의 << 내 일을 위한 기록>>은 일과 삶, 기록과 성장에 대한 진지한 통찰이 담긴 에세이다. 김신지 작가의 <<기록하기로 했습니다>>를 읽고 기록을 좀 더 체계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른 책도 참고해보고 싶어 읽게 되었다.

나에게 기록은 늘 친숙한 일상이다. 매일 일기를 쓰고, 책을 읽다가 마음에 와 닿는 문장들을 필사하고, 독후 활동으로 블로그에 글을 쓰고, 글을 읽다가 모르는 영어 단어들을 노트에 정리하고, 스케쥴 일정표를 수기로 정리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항상 규칙적으로 행하는 의식과 같은 일이라 언젠가부터 성장의 과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침을 먹다가 내가 읽던 책을 넘겨보던 남편은 숨막히는 시스템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 역시 작가가 제시하는 방법을 그대로 다 따를 생각은 없다. 일부는 이미 내가 하고 있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기록을 하고 있어 반가운 마음이었고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내 삶에 적용하고 싶은 습관만 따로 메모를 해 두었다.

해야할 일은 오전과 오후만 나눈 후 융통성있게 처리 해 왔는데 그 날의 컨디션과 기분에 따라 안하거나 미뤄지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었다. 작가가 소개한 리더십 코치인 김호 작가의 책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에서 김호 작가는 무슨 일을 하려면 그 일을 하기 위한 시간부터 확보해야 한다며, 아무도 침범하지 못하는 나와의 선약을 잡아서 계획한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나와의 선약 잡기‘ , 앞으로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하는 방법이 될 것 같다.

구체적인 목표로 바꾸기

‘목표의 구체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목표를 구체적으로 기록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애매한 목표를 구체적인 목표로 바꾸는 연습부터 해야 할 것 같다. 좋아하는 것을 기록하고 한 가지를 꾸준히 기록하다 보면 생길 수 있는 기회에 희망을 품어 본다.

’영감’과 관련된 글을 읽을 땐 작가의 의견에 여러 번 공감했다. 영감은 새로운 외부 자극을 통해서도 올 수있지만 내가 기록한 글, 즉 자기안에서 나온다는 말을 믿기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작가처럼 정기적으로 나의 기록을 회고한다. 지난 한주, 지난 한달, 매년 내가 겸험하고 생각했던 것이 무엇인지 시간을 가지고 회고해 본다.

매일 꾸준히 기록을 하다 보면 알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만남 자체로 좋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누구였는지, 어떤 책을 읽고 무엇을 느꼈는지, 가족들과는 어떻게 지냈는지, 어떤 음식이 나를 충만하게 만들었는지, 공부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무엇인지 등등. 그 중에서도 내가 제일 소중히 여기는 보물은 비슷한 일상 속에서 새롭게 깨닫게 된 사실들이다.

나 역시 작가처럼 글이라는 도구로 생각을 표현하길 좋아하고, 글과 말로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도울 때 뿌듯함과 행복을 느낀다. 책의 소제목 중 ‘성과를 기록하는 게 아니라 기록이 성과가 된다‘라는 제목이 유난히 마음에 들었다. 결과에 매진하는 게 아니라 과정을 즐기다 보니 결과도 좋았다라는 의미로 다가와서일까? 앞으로 새로운 시스템으로 새로운 종류의 기록을 시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아침 일기를 적는 습관과 형식도 나와 비슷해서 반가웠다. 수면 시간과 모닝 컨디션 그리고 어떤 하루를 보내고 싶은지 적는 것까지 똑같이 일치했다. 하나 더 추가하고 싶다면 저녁에 하루를 회고하면서 ’그래도 감사한 일’을 적는 것이다. 원하는 하루를 보내지 않았을지라도 꼭 감사한 일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몇 해전에 8개월동안 꾸준히 감사일기를 쓰다가 멈췄는데 앞으로 다시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꼭 가져야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휴대폰 메모장이나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면서 회고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지난 한주동안 무엇이 나를 사로잡았는지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메모와 사진들이 여전히 나에게 설렘을 준다면 그 항목들은 내게 유의미한 가치가 될 확률이 높다. 한달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설레일지 두고보는 재미도 있다.

이 책은 조용히 나를 돌아보게 만든다. 매일 비슷한 일상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게 해주는 나침반 같은 책, 특히나 내적 성장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