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과 차례를 살펴보고 홍세화 작가의 를 읽고 느꼈던 그 감정이 돌아오길 기대했다.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는지 부끄럽다. 같은 사회 비평 에세이라는 범주안에 놓였다는 사실만으로 경험의 폭이 다른 두 작가에게서 같은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다니 말이다. 작가가 두 명인 이유는 김찬호씨가 쓴 글에 모멸감이라는 주제로 유주환 작곡가가 곡을 만들어 챕터별로 음악을 만들었다. 부록 CD 혹은 QR코드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책과 음악을 엮는 참신한 아이디어처럼 보였으나 책의 내용만큼 연주의 호흡도 짧고 음침하다. 식탁 맞은편에서 책을 읽던 9살 딸내미가 엄마는 저런 음악을 들으며 계속 책을 읽을 수 있겠는지 물었다. 무시와 모멸에 관한 구체적인 사례를 싹싹 긁어 모아 펼쳐놓았다. 이 세상에서 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