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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옮기는 생각18

딸에게 쓰는 편지 비아야 비아 눈에는 엄마가 완벽해 보이지만 사실 엄마는 어설프고 서투른 완벽주의를 흉내 내는 사람일 뿐이야 비아가 조금 더 크면 자연스럽게 알아채겠지만 말이야.. 비아가 나중에 커서 그 사실을 알게되면 기분이 어떨까? 실망하지 않기를 바랄뿐이야. 엄마가 오늘 아침에 몸무게를 재보니까 48.15Kg이더라고, 비아가 알다시피 엄마가 체중에 집착하잖아.. 늘어난 3kg은 2년이 지나도 그대로, 도대체 코로나가 왜 사람들을 살찌웠을까.. 특히 엄마를 ^^ 몸에 안 좋다고 과자도 빵도 잘 안사주는 엄마가 사실은 얼마나 과자를 좋아하는지.. 이미 눈치챘지? 어제 비아 친구가 선물한 오레오를 엄마가 먹었잖아. 다시 사주겠다고 약속을 하고 말이야. 저녁먹고 아빠가 설거지하실 때 귀찮을 법도 한데 엄마가 굳이 오레오 사.. 2021. 10. 7.
감사 독서모임을 시작하면서 책을 읽고 블로그에 내 생각을 토해내듯 글을 쓰는 일도 드문드문해졌다. 동시에 책을 매개로 한 남편과의 대화도 줄었다. 요즘 읽고 있는 '안나 카레니나'를 매개로 오랜만에 책을 두고 나눈 그와의 대화, 책의 주된 내용이 불륜이다 보니 조금은 어색하고 불편했지만 우리의 대화는 깊고 풍부했다. 두 가지 질문을 했다. 1. 만약 내가 바람을 피운다면 2. 우리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내가 더 노력해야 할 점이 있다면 '그가 이렇게 말을 조리 있게 잘할 줄 아는 사람이었던가?' 마치 누가 그에게 질문을 미리 알려줘서 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한 것처럼 줄줄줄 막힘이 없었다. 대화 내용 자체가, 내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그의 답변에, 처음으로 느낀 그의 언변에 놀랐다.. 2021. 8. 26.
가족의 굴레 자식은 자신의 자유의지에 의해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나진 존재가 아니다. 어느 특정한 순간 부모의 욕정에 의해 혹은 계획적인 의도 아래 어쩔 수 없이 태어나진 무력한 존재다. 그러니 주어진 환경에서 자식을 아끼며 건강하게 키우는 일은 부모의 당연한 책무다.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내가 너를 어떻게 먹여 살렸는데 내가 너를 위해 어떻게 희생했는데 이런 식의 주입은 자식을 통제하고자 하는 심리다. 즉 자식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시키려는 부모의 마음이고 자식을 병들게 만드는 첩경이다. 자식은 성인이 되면 부모로부터 정서적으로 물리적으로 독립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족이라는 굴레안에서 결국 누군가는 자유를 박탈당한다. 가족이라고 상처를 주고 받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어떻게든 각자의 삶을 살고 .. 2021. 7. 1.
조용히 눈 감으면 늘 우리 집이 자리 잡은 위치에 감사한다. 의식적인 선택이었지만 스스로 내린 선택에 다시 안도한다. 집 정면으로는 도서관이 있고 우측은 수영장이 있다. 모두 걸어서 3분 내 거리다. 이쯤 되면 아스팔트 도시가 연상되겠지만 지역의 특성상 다행히 그렇지 않다. 수영장을 지나 다시 3분 정도 걸으면 제천 변이 펼쳐진다. 얕지만 또랑또랑한 목소리를 흉내내며 유유히 흘러가는 시냇물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첨벙첨벙 춤을 춘다. 그 가운데 놓인 징검다리는 아직 엄마 손을 잡고 걸어야 하는 어린아이들에게 인공적인 놀이동산이 주지 못하는 근사한 스릴을 선사한다. 아이 손을 잡은 엄마와 아빠도 이미 지나 온 유년시절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순간이다.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둘기 대신 이곳은 까치와 왜가리를 비롯 해 이름을 .. 2021. 5. 27.
나의 봄 나의 봄 by 달빛마리 ‘봄이 와요’는 거짓말, 너의 봄을 말해 보란다. 나의 봄은 봄맞이꽃, 너를 마주하는 일 무심한 듯 차렷자세면 봄이 아니지 그렇지, 그렇지 바람결에 나풀거리는 몸 너를 따라 춤 춘다 나와 함께 춤추자 흔들려도 그게 삶 그것이 나의 봄 2021. 5. 10.
눌언민행 (訥言敏行) 를 읽다 보면 또렷해지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이 군자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유교에서 꿈꾸는 군자의 모습과는 정반대로 묘사되는 소인에 가깝다 보니 논어를 읽으면서 종종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한다. 오늘 새벽 유독 내 마음을 끌었던 논어의 구절은 바로 '눌언민행(訥言敏行)'이다. 에서 나오는 글귀 중 서예가들이 가장 많이 쓰는 구절로 알려졌는데 '말은 적게(어눌하게), 행동은 민첩하게'라는 의미를 지닌다. 언행일치(言行一致)와 비슷한 듯 살짝 다른 맥락이다. 책을 읽는 것은 내 삶에서 분리시킬 수 없는 소중한 습관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래서 올해는 유독 읽은 것을 어떻게 내 삶에 적용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던 .. 2020. 12. 21.
발전과 퇴보 2020/11/17 - [나를 이끄는 힘, 독서!] - 1일 1강 논어 강독(박재희) 1일 1강 논어 강독(박재희) 은 요즘 내가 모닝 루틴 마지막 과정에서 매일 읽는 책이다. 방대한 내용이고 하나하나 정독하고 음미하고 되새길 필요성이 있어 후다닥 읽으면 안 되는 책으로 삼았다. 이 책의 작가는 의 u-r-what-u-do-at-dawn.tistory.com 매일 새벽, 모닝 루틴의 마지막 일과로 박재희 교수님의 을 읽습니다. 논어 강독은 소설책처럼 빠르게 읽어나가기보다는 읽고 사유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몸과 마음에 그 말씀을 새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발전과 퇴보'에 관한 글이 유난히 제 마음에 와 닿습니다. 자왈 군자 상달 소인 하달 子曰 君子 上達 小人 下達 공자가 말했다. " 군자는 수준.. 2020. 12. 15.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는 하루 모닝루틴을 끝내고 오전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좋아하는 작가님의 블로그를 방문했다. 오늘은 책 소개글 대신 새로운 출근길 탐방을 보여주셨다. 지하철에서 내려 산책로를 따라 한참을 걸으신 후 자전거를 타고 회사앞에 도착하실 때까지의 여정을 사진과 함께 담아주셨다. 사진속에서 얼핏보이는 파란 하늘과 울긋불긋한 나무들 그리고 길다란 산책로를 보는 순간 나도 그곳에 존재하고 싶었다. 블로그 글 마지막 부분에 글을 읽는 분들이 작가님처럼 오늘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는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다고 바라셨고, 내게도 하나의 미션이 주어진 것 같아 실천해보자고 다짐했다. ‘늘 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일상에 새로움을 더하는 즐거움이 과연 뭐가 있을까?’ 고민하면서 아이를 데리러 학교로 향했다. 어제보다 확연히 나아진 대기질과.. 2020. 10. 29.
Who am I ?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나는 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하고 살아왔을까? 자신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는 기준은 단순히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데도 말이다. 인생을 살면서 순간순간의 기로에서 나답지 않은 선택을 해 왔다고 후회를 할 때면 과연 나답다는 것은 또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있다고 확신하면서 왜 동시에 그렇게 혼란스러운 삶을 살았을까? 왜 오늘은 어제와 상반된 선택을 하고 있는 걸까? 책을 읽으면서 '삶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무수히 많은 선택 앞에서 고민하지 말고 흔들리지 말고 내 삶의 가치관에 부합되는 선택을 하라는 것이다. 드디어 삶의 물음표가 느낌표가 되는 순간이.. 2020.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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