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존재는 희미하게나마 알고 있었지만 선뜻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도서관에서 장강명 작가의 소설을 찾고 있었는데 그의 소설들 옆에 나란히 꽂혀 있어서 눈에 띄었다. 표지가 강렬한 오렌지빛이어서 집어 들었던 것 같다. 아무런 기대도 없었고 오히려 일종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책을 만지작거리며 읽을까 말까를 고민했다. '그래, 산문이잖아. 휘리릭 읽히겠지. 머리 좀 식히자'라는 마음으로 집에 가져왔다. 한달에 걸쳐 이윤기 작가의 그리스 로마 신화 합본 5권을 읽은 터라 이제는 그리스 로마신들이 존재하지 않는 현실 세계로 돌아와야 했다. 정말 오랜만에 재미있게 책을 읽었다. 내가 읽고싶은 책을 읽는 것이야 늘 내게 즐거운 일이지만 이 책은 조금 달랐다. 재미있었다. 한 장 한 장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