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30대 중반이었을 때, 난 빨리 마흔이 되고 싶었다.마흔이라는 나이는 세속의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지는 나이라고 생각 아니 착각했다.왜 그랬을까?결혼도 했겠다. 아이도 있겠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외모에 집착하지 않고 마음 근육을 단단히 하는 나이라 여겨졌고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타인을 의식하는 피곤한 삶에서 벗어날 거라 생각했다.그러나 막상 살아보니 겉가죽만 늙어갈 뿐 정신은 오히려 미성숙하고 어리석은 그 상태로 또렷하게 머물러 있었다.이제 와서는 이런 상태로 쉰 이라는 나이를 마주하는 게 너무 싫다.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나이, 건강하다면 누구나 지나쳐야 하는 나이, 누군가는 쉰을 반백년이라고 표현하던데 더욱 싫어지는 어감이다. 이 책은 내가 그토록 마주하기 싫은 '쉰'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