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에세이 2

승화 (배철현)

대학 때부터 개인적으로 좋아하기 시작했던 특정한 단어가 있다. 그게 바로 '승화(sublimation)'다. 물론 물리학이나 화학에서 말하는 과학적인 개념은 아니고, 고통이나 슬픔을 승화시킨다는 맥락에 자주 쓰이는 정신 분석학적 용어다. 교육심리학 수업을 들을 때 교수님은 '승화'가 고차원적 방어기제라고 말씀하셨던 걸로 기억한다. 그 당시, '합리화'나 '투사'같은 방어기제에 비해 상당히 매력적인 개념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승화'라는 개념은 동시에 내가 인생을 살면서 영원히 풀지 못하는 숙제로 다가와 마치 무거운 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존경하지만 차마 다가갈 수는 없는 그런 대상과 비슷했다. 서점에서 '승화'라는 짧은 제목의 책을 처음 발견했을 때 나는 그것이 고전문헌학자 배철현 작가님이 쓰신 '위대..

두 번째 산(데이비드 브룩스 지음/이경식 옮김)

The Second Mountain, The Quest for a Moral Life 서점에서 책을 둘러보다가 흥미로운 제목에 이끌려 차례를 살펴보았다. 가장 바람직한 삶, 자기 인생에 귀 기울인다는 것,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깊은 헌신 등 챕터별 제목을 보니 더욱더 읽고 싶은 마음이 강해졌다. 우선 '두번째 산'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부터가 궁금했다. 이 책의 작가 데이비드 브룩스는 인생이란 두 개의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다. 첫 번째 산은 우리가 속한 문화권에서 규정하는 통상적인 목표로 개인적인 성공을 의미한다. 그러다가 인생을 바꾸어 놓는 전혀 예기치 못했던 비극을 마주하는데 이것을 작가는 계곡에 빠졌다고 표현한다. 작가는 진정한 기쁨을 위해 첫 번째 산의 초개인주의에서 두 번째 산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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