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끄는 힘, 독서!

승화 (배철현)

달빛마리 2021. 3. 1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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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화/배철현/21세기북스

 

대학 때부터 개인적으로 좋아하기 시작했던 특정한 단어가 있다. 그게 바로 '승화(sublimation)'다. 물론 물리학이나 화학에서 말하는 과학적인 개념은 아니고, 고통이나 슬픔을 승화시킨다는 맥락에 자주 쓰이는 정신 분석학적 용어다. 

 

교육심리학 수업을 들을 때 교수님은 '승화'가 고차원적 방어기제라고 말씀하셨던 걸로 기억한다. 그 당시, '합리화'나 '투사'같은 방어기제에 비해 상당히 매력적인 개념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승화'라는 개념은 동시에 내가 인생을 살면서 영원히 풀지 못하는 숙제로 다가와 마치 무거운 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존경하지만 차마 다가갈 수는 없는 그런 대상과 비슷했다.

 

서점에서 '승화'라는 짧은 제목의 책을 처음 발견했을 때 나는 그것이 고전문헌학자 배철현 작가님이 쓰신 '위대한 인간'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줄도 몰랐다. 

 

그렇게 하여 홀리듯 책을 구입하고 새벽루틴안에서 매일 책장을 넘겼다. 

 

책을 다 읽고 자연스럽게 노트에 두 문장을 적었다. 

  • 내 삶을 의미있고 가치 있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가?
  • 나는 오늘 무엇을 추구하는가?

나는 우선 85페이지에 소개 된 카뮈의 '부조리'라는 개념이자 생활방식에 감탄했다. 이 세 가지는 내가 추구하는 고유한 특성이면서 내가 살아있는 한 잃고 싶지 않은 나의 개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 남들이 만들어 놓은 해답이나 절충을 거부하는 반항
  2. 자신이 원하는 삶을 스스로 상상하고 행동하는 자유
  3. 자신이 흠모한 삶을 찾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마다하지 않는 열정 

철학자들의 사유는 어쩔 수 없는 공통점이 있을까? 서강대 철학과 최진석 (명예)교수님도 강의에서 배철현 작가님과 같은 맥락을 강조하신 적이 있다. 이론으로만 무장된 철학자가 아니라 그것을 바탕으로 행동하는 철학자, 실천하는 철학자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철학자가 되어야 한다는 맥락의 말씀이셨다. 

 

책을 읽으면서 유독 내 마음에 와 닿았던 몇 구절을 소개한다. 

진리란 지금 나의 최선을 드러내어 내가 해야만 하는 고유한 임무를 알아내는 모험이며, 그 임무를 과감히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다. 진리는 내가 열망하는 저 높은 생각을 나의 언행으로 실행하는 용기이며 습관이다. 

언행일치란 생각이 자신의 몸가짐과 행동가짐으로 표현되는 것이며, 일상의 사소한 일을 숭고하게 처리하는 배려다.
p.118
내가 생각을 장악하고 정교하게 다듬는 훈련을 무시하거나 소홀히 여긴다면, 나의 말과 행동도 허접해질 것이다.
p.124
자기실현은 자신의 생각을 반드시 행동으로 옮겨 시행착오를 거치며 자신에게 도전적인 일을 지속하는 인내다.
p.263
자신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없는 사람은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
p. 274
나는 과거의 알려진 영토, 즉 테라코그니타에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나의 최선을 발견할 테라 인코그니타로 건너가기 위해 외줄 타기를 시도할 것인가?

p.291
현재는 과거와 미래를 포함한다.
변모의 비밀은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 (틱낫한)
p.302 

이 책 '승화'는 나의 오랜 고민 그리고 물음에 답을 던져 주었다.

사실 묻는 사람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다만 나의 도전에 용기가 없을 뿐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답이 아니라 용기를 주었다는 표현이 맞겠다.

나는 마침내 테라인코그니타로 건너간다.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는 만큼의 존재다 

승화,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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