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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20년 (오소희)

달빛마리 2021. 1. 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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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20년/오소희/수오서재

이 책은 아이가 태어나서 성인이 될 때까지 엄마가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에 초점이 맞춰진 흔한 육아서가 아니었다. 그 긴 시간 동안 정작 돌봐야 할 것은 아이가 아니라 엄마 자신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세상의 잣대에 휘둘려 아이를 똑같은 기준에 가둬두지 않고 서로의 생을 나란히 세우는 작업에 관한 작가의 경험이자 조언이었다. 

육아서를 한 권 써도 될 만큼 많은 육아서를 읽었다고 자부했는데 오소희 작가는 생소했다. 지인의 소개로 큰 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고 책을 다 읽고 처음 든 생각은 '적절한 타이밍에 이 책을 만났구나'였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처음으로 '학습'이라는 요소가 아이 삶에 들어왔다. '선행학습을 위해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다'는 철저한 원칙이 있었기 때문에 아이 친구들이 취학 전부터 한글 학습지, 영어 학습지, 영어 유치원, 공부방, 학원, 러닝 센터에 다녀도 사실 흔들리지 않았다. 

 

한글도 책으로 흡수 해 자연스럽게 익혔고 영어도 매일 공부하는 엄마를 보며 스스로 익히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내 기준에) 초등학교 1학년 수학이 그렇게 고난도인 줄은 미처 몰랐다. 엄마도 당황했고 아이도 당황했다. 그러나 학교 수업 진도에 맞춰 복습만 하기로 결정하고 아이는 그렇게 서서히 적응해 나갔다. 

 

어느 날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서 하는 말이 수학 문제를 풀고 있는데 빨리 푼 친구들이 답을 먼저 말해버려서 속상하다는 것이었다. 학원과 공부방에서 이미 1학년 수학을 끝낸 친구들이니 기본 연산이 얼마나 쉬웠을까 싶었지만 아이는 손가락으로 셈을 하는 자신의 모습이 왠지 부끄러운 듯했다. 

 

그렇지만 단원 평가를 할 때마다 틀린 개수보다 맞은 개수가 더 많다며 수학 시험지를 자랑스럽게 내미는 아이 모습에 웃음이 났다. 가끔은  '더 잘할 수 있는 아이를 내가 방치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불안하기도 했다. 

 

<완전학습 바이블>을 읽을 때 아이들의 학습 정서를 망치는 사람이 다름 아닌 부모라는 문장이 깊이 박혔지만 시간이 갈수록 내가 엄마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고 내 공부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불안한 마음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런 타이밍에 이 책을 만난 것이다. 


백 개의 문화센터, 학원보다 흔들림 없이 열매 맺으며 살아가는 엄마의 존재가 더 근본적인 가르침을 준다.
나중에, 아이가 잘 되길 바라기 전에 지금 당장, 나부터 잘 살자. 
p.67

무엇보다 '엄마라는 자리가 한 가정에서 가장 큰 영향을 지닌 자리'라는 말에 정말 공감했다. 

'나'는 내 가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고, 내 성장은 내 가정에 가장 큰 자산이 된다.
p.154

작가는 자녀의 학년이 높아질수록 부모들에게 범국민적 질병인 '성적 분리불안'이 생긴다며 이를 슬기롭게 극복할 것을 강조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체험, 창의력, 추진력 같은 능력들이 중요한데 이는 개성 없는 우등생보다는 열정적인 덕후가 선발되는 세상이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아이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전체를 조망해야 한다. 

'아이는 괜찮아. 밝고 건강해. 아무 문제가 없어.'
'나도 괜찮아. 내 삶을 잘 주도하고 있어.'
p. 238

사실 이러한 생각으로 인해 난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늘 자부했거늘 내 마음은 언제부터 이렇게 불안해졌는지 알 수 없었다. 

오소희 작가는 엄마의 활동이 어떤 식으로든 한 가정에 문화를 형성하기 때문에 이것은 다시 대물림하게 되어 있다고 전한다. '난 현재 우리 집에 어떤 문화를 형성하고 있을까?' 최소한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인 것 같기는 한데 여기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함을 절실히 느낀다. 

 

엄마의 성장과 동시에 아이의 주도성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권할만한 책이다. 

 

엄마의 세계가 클수록 아이의 세상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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