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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여덟 단어(박웅현)

달빛마리 2021. 1. 11.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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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단어/박웅현/북하우스

지인들께 2020년에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좋았던 책들이 무엇이었는지 물었어요. 이 책은 그 책들 중 한 권입니다. 물어보지 않았더라면 존재조차 모르고, 언제 만날지 조차 몰랐던 책이었지요. 

 

여덟 단어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작가가 인문학 강의에서 이야기했던 여덟 개의 키워드였어요. '자존, 본질, 고전, 견(見), 현재, 권위, 소통, 인생'이 바로 그 여덟 단어였습니다. 

 

 

작가는 저자의 말에서 '돈오점수(頓悟漸修)'라는 불교용어를 언급했어요. '갑작스럽게 깨닫고 그 깨달은 바를 점차적으로 수행해 가다'라는 뜻인데 여덟 번의 강의가 사람들에게 가랑비처럼 천천히 젖어들었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였죠. 

 

이 책을 읽으면서 김민식 작가님이 생각났어요. 책의 문체가 김민식 작가님과 비슷했거든요. 우리를 위로하는 듯 포근하지만 머무르지 말고 올바른 길로 나아갈 것을 조용히 종용하시는 그 특유의 전달력이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무것인 게 인생이더라.' 바람도 축복이고, 강물도 기적이라는 말씀이 와 닿았어요. 우리가 일상에서 누리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닫지 못한다면 과연 무엇이 행복일까요? 세상에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작가는 책에서 앙드레 지드가 쓴 <지상의 양식>을 자주 언급해요. 특히나 <지상의 양식>에서 말한 '순간에 대한 혹은 현재에 대한' 이야기가 제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  나는 나의 모든 재산을 내 몸속에 지녔다.
  • 결코 미래 속에서 답을 찾으려 하지 말라. 모든 행복은 우연히 마주치는 것이다.
  • 우리는 순간에 찍히는 사진과 같은 생을 벗어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 우리 생에 각 순간은 본질적으로 다른 것과 바뀔 수 없다.
  •  때로는 오직 그 순간에만 마음을 쏟아야 한다. 

'인간은 완벽하게 불완전한 존재'라는 작가의 말이 저에게는 왜 그렇게 큰 위로로 다가왔을까요? 작가는 법정 스님의 말씀도 함께 인용합니다.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풍요롭게 존재하는 것'

 

삶은 순간의 합이라고 합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순간을 사는 것 그리고 고미숙 선생님의 말씀처럼 하루의 시간은 인생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조용히 되새깁니다. 

 

직접 들을 수 없었던 인문학 강의를 이렇게 책으로나마 만날 수 있어 더없이 기뻤어요. 책은 또 다른 책을 부릅니다. 작가가 책에서 반복해서 인용했던 서너 권의 책들과 작가가 쓴 다른 책 <책은 도끼다>도 얼른 읽어보고 싶어 졌어요. 

 

하루에 매 순간 그대는 신을 송두리째 가질 수 있음을 잊지 말라.

앙드레 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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