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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벤트(유은실)

달빛마리 2022. 1. 3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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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벤트/유은실/비룡소

지인을 통해 동화와 청소년 소설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유은실 작가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두어 편 읽을 책을 살피다 도서관에서 바로 빌릴 수 있는 <마지막 이벤트>를 먼저 읽기로 했다. 국립 어린이 청소년 도서관 추천 도서이기도 했다. 

 

우리 가족 모두 함께 읽기로 하고 남편이 먼저 책을 읽기 시작했다. 테이블 맞은편에서 그는 읽는 동안 울고 웃었다. 

 

딸은 책 겉표지에 그려진 할아버지 그림과 <마지막 이벤트>란 제목에서 내용을 미리 유추했다. '너무 뻔해요, 결국 할아버지 돌아가시는 얘기 아닌가?'

 

이 책은 13살 영욱이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그려진다. 할아버지와 같은 방을 쓰는 영욱이는 아빠보다 할아버지를 더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아빠는 싫어하고 할아버지를 좋아한다. 

 

영욱이는 아빠의 폭언을 들을 때마다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드는 것 같다고 표현한다. 나 역시 그런 비슷한 경험이 있었고 혹시나 우리 아이도 나로 인해 그런 경험이 있지는 않았을까 여러 마음이 오갔다. 

 

영욱이의 풍선이 유일하게 부풀어 오르는 순간은 할아버지와 함께 있는 순간, 그런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신다. 아쉽게도 영욱이와 할아버지의 유대는 짧게 다뤄지고 장례절차 내용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영욱이 눈에 비친 할아버지의 장례식은 고인이 돌아가신 슬픔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었다. 알 수 없는 어른들의 대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고스란히 지켜보는 영욱이의 마음을 들여 다 보면서 자연스럽게 할머니 장례식장에서 어른들을 바라보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고학년 남자아이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만큼 딱 그 연령대의 아이들부터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초등학교 저학년 딸에게는 나중에 읽으면 좋겠다고 권했다. 드문 드문 책 속에 나오는 욕이나, 남자아이들의 사춘기 성에 관련된 표현들을 제대로 이해하기에는 아직 어리다. 

 

이 책은 오히려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아이의 시선으로 유머와 슬픔을 통해 어른들에게 일침을 날리는 현실적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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