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3

풍요롭고 행복한 시간 :)

일기장에 적힌 Monday, April 8의 일기를 그대로 옮겨 본다. 월요일 아침, 주말에 어디로 멀리 가거나 대단한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충만한 시간들을 보냈다는 생각에 한주의 시작이 풍요롭고 행복하다. 토요일 책을 한 권 읽었고 (이기주의 '보통의 언어') 욕실 청소를 하고, 세탁기를 돌리고, 레오씨와 에서 웃음 좋은 청년이 정성스럽게 차려주는 깔끔하고 담백한 일본 가정식 식사를 마치고, 근처 커피 가게에(평일 점심 때는 회사원들로 가득 차거나 줄이 길어 엄두도 못 냈던) 들려 그 집의 시그니처 커피를 사서 나눠 마시며 평일에 늘 혼자 걷던 길을 함께 걸었다. 장소도 중요하지만 함께하는 사람이 누군지가 더 중요하다는 그 뻔한 얘기가 마음에 와닿았던 순간이었다. 아파트 주변 벚꽃 나무 하나하나를 톺아..

괜찮은 척 말고, 애쓰지도 말고 (홍창진)

이 책은 거룩한 척, 착한 척하느라 삶이 부자연스러웠다고 고백한 홍창진 신부님의 책이다. 사제가 쓴 책이지만 가톨릭 종교 색채는 거의 없고 오히려 붓다의 가르침이 곳곳에 발견된다. 이 책을 읽었던 그 시기에 딱 내 자신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 책 제목이라 자연스럽게 이끌려 읽게 되었다. 구사나기 류슌 스님이 쓰신 을 함께 읽고 있었는데 신부님도 이 책을 읽으신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내용의 교집합이 많았다.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는 데 익숙한 나에게 모든 감정에는 저마다의 기능이 있다고 참지 말라고 하신 신부님의 말씀이 큰 위로가 되었다. 기쁘게 웃으면서 에너지를 되찾고 슬프게 울면서 마음을 정화 하 듯, 모든 감정에는 저마다의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앞 서 이야기한 것처럼 신부님의 책과 구사나기 류슌..

그래도 꿈꿀 권리(한동일)

에세이를 읽으면서 이렇게 펑펑 울어본 적이 얼마만인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사실 나도 나 자신의 모습에 당황했다. 을 읽으면서도 원인 모를 눈물이 흘러나왔는데 이번 책은 조금 더 강도가 높았다. 게다가 그런 감정을 느끼기에는 정말 알맞지 않은 환경이었다. 나는 그때 스텝퍼에서 열심히 운동을 하며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을 읽고 단번에 한동일 신부님의 팬이 되어버렸고 은 정말이지 내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한동일 신부님의 책을 지인들에게 소개하고 선물하고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2020/09/03 - [나를 이끄는 힘, 독서!] - 라틴어 수업(한동일) 라틴어 수업(한동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결국 다시 도서관도 휴관에 들어갔다. 도서관 안에서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반납과 대출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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