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옮기는 생각

달빛마리의 책 이야기

달빛마리 2020. 10. 19.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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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재미로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만화나 웹툰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림과 글씨를 오가는 현란한 눈동자 운동이 익숙하지 않아서일지 모르겠다. 내게는 오롯이 집중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대학 후배 중 한 명은 이런 내 얘기를 듣고 화들짝 놀라며 본인은 부모님도 맞벌이로 바쁘시고 형제도 없어 어린 시절 만화책을 읽으며 인생을 배웠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자신에게 만화는 단순히 흥밋거리가 아니라 인생을 가르쳐주는 스승이라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자꾸 손이 가는 책은 외국어, 심리학, 문학, 철학, 미술 그리고 자기 계발서 종류다. 대학 때는 자기 계발서를 읽는 친구가 한심하게 느껴진 적도 있었다. ‘얼마나 의지가 약하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스스로 하지 못하고 책을 읽어야만 할까?’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지금 생각해봐도 참 부끄러운 생각을 하던 시절이다.

나처럼 성취욕이 있고 향상심이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가 만족하는 결과를 만들어 나가기를 좋아한다. 아무리 주변에서 잘하고 있다고 말을 해줘도 스스로 만족하지 않으면 성취감이 없다. 물론 이러한 원동력이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도 있지만 어떻게 생각해보면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스스로를 달래기 위해 책에서 힌트를 얻어 성공일기도 써 봤지만 시간이 지나 돌이켜 보니 감흥이 없는 기계식 기록에 불과했다. 아이는 그렇게 키우지 않겠다고 매번 다짐하면서 나 자신을 과정이 아니라 결과중심주의의 시스템 안에 몰아넣고 있었다. 

지금까지 그렇게 수많은 책에서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즐겨라’ 하고 가르쳐 줬는데 결과만 생각하고 달려오니 순간을 소중하게 다루지 못했다. 짜인 스케줄대로 움직였을 뿐이었다. 잘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루지 못한 것에만 초점을 두니 열심히 살지만 성취감은 없고 하루하루 피폐해지는 느낌이 쌓여갔다. 

인생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데 왜 이렇게 스스로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 와중에 정작 해야할 일은 4달째 미루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책을 통해 이것이 바로 어설픈 완벽주의의 단점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완벽하지 않을 것 같으면 시작도 하지 않는 것, 설상 가상의 현실이었다. ^^

8월 이후 김상운 작가와 루이스 헤이의 책들을 읽으면서 우선 내 마음을 보다듬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왜 지금의 나일수밖에 없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어떤 작가는 그런 종류의 책들은 사람의 약점을 들추어서 이용하는 책들이라고 비판하지만 내게는 똑같은 상황을 다르게 볼 수 있는 관점을 주는 도움이 되는 양서였다.

 

요즘은 다시 자기 계발서에 몰두하고 있다. 새로운 관점으로 내 삶을 더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인데 거기에 덧붙여 존재조차 몰랐던 좋은 책들을 작가가 추천 해 주니 이게 웬 횡재인가 싶다. The 5 A.M. Miracle의 작가 Jeff Sanders이 그의 책에서 추천해 준 Darren Hardy의 'The Compound Effect'를 오늘 새벽에 마쳤다. 읽으면 읽을수록 삶이 명확해지는 기분이 들어 결국 전자도서로 읽고 페이퍼백으로 주문했다. 

 

책을 읽는 동안 작가와 친분이 있으면서 동시에 내가 좋아하는 작가 Brian Tracy 그리고 Paul J. Myer 이야기가 왕왕 등장 해 반갑고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직접 만나서 영감을 받지는 못하지만 책을 통해서라도 그분들의 생각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 Brian Tracy도 오래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고 Paul J. Myer는 돌아가셨으니 그분의 책을 통해서라도 더 나은 삶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그분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간에 나의 사적인 이야기를 드러내는 일이 쉽지 않았다. 책을 읽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덧붙일 수는 있지만 누군가 내 글을 읽고 어느 곳에서 이러쿵 저러쿵 나를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움츠려 들었다. 그러나 용기를 내 보기로 했다. 내가 판단하지 않으면 그들도 판단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나의 블로그는 온라인 독서클럽같은 느낌이다. 같은 책을 읽고 다른 의견을 나누면 더욱 감사한 일이겠지만 내가 그렇듯 누군가 나의 글을 읽고 그 사람의 일상에서 시기적절하게 필요한 책을 골라 읽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존재조차 몰랐던 책과 작가를 알게 되어 그 안에서 행복과 즐거운 마음을 느끼면 정말 보람되고 뿌듯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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