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옮기는 생각

엄마의 고민

달빛마리 2020. 10. 1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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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내가 지향하는 육아관은 다음과 같다.

 

1. 엄마 아빠가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모습의 화목한 가정 

2. 건강한 먹거리 (인스턴트, 가공식품, gmo, 방사능 식품, 농약& 화학비료 사용한 식품 먹지 않기)

3. 충분한 수면 (9시 전후로 불 끄기)

4. 미디어, 휴대폰을 멀리하기

5.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마음껏 뛰놀게 하기

6. 독서의 즐거움을 알고 책에서 지혜를 얻는 아이 

7. 바른 인성 

 

어떻게 보면 아이를 위해 부모로서 당연한 선택이었는데 이러한 육아관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주위에서 '정말 유난이다'라는 눈초리와 함께 시아버지께는 '누구는 엄마 잘못 만나 맛있는 사탕도 맘대로 못 먹는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던 적도 있었다. 

엄마랑만 함께 있을 때는 이 모든 것들이 잘 지켜졌지만 5살 유치원에 들어가면서 유치원 급식에도 가공식품이 나오고 하원 하면서 놀이터에 가면 자연스럽게 친구들이 나눠 준 사탕이나 젤리도 먹게 되었다. 아이스크림의 달콤함도 알게 되고 마트 과자도 맛보면서 갑자기 잘 먹던 반찬을 덜 먹기 시작했다. 이유식 때부터 단 한 번도 먹는 것으로 엄마를 힘들게 하지 않았었는데 인공감미료가 정말 무섭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콩자반을 가장 좋아하고 시금치, 가지, 브로콜리, 고사리, 동치미까지 잘 먹었던 아이인데 요즘은 골고루 먹으라고 잔소리를 해야 나물류를 집어 먹는다. 저녁으로 된장국과 생선구이 그리고 데친 브로콜리, 시금치나물, 나또와 무김치를 주었는데 다행히 잘 먹는다. 간식으로 과자나 빵을 주지 않고 과일과 견과류를 주면 아이는 그나마 밥을 골고루 잘 먹는다.

 

문제는 생협으로 장을 보러 갈 때마다 과자나 빵 종류를 사달라고 조른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이용하는 생협은 북미 밀가루가 아닌 우리밀로만 제품을 만들지만 사실 밀가루는 가공되면서 영양가치는 사라지고 독성 성분만 남기 때문에 어른이나 아이나 아예 먹지 않는 것이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게다가 중독성이 있는 마약류이기 때문에 나조차 쉽게 끊을 수가 없어 생협에서 파는 바게트나 쿠키는 가끔 사주는 편이다.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는 홈베이킹으로 빵을 만들어 주거나 이제 집에서 피자를 만드는 일은 쉬운 일이 되어 버렸다. 라면도 못 끓였던 내가 엄마가 되면서 이렇게 요리를 많이 하게 될 줄이야...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정확하다. 

 

아이는 초등학생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간절히 원한다. 마스크를 쓰고 놀이터에라도 가보면 아이들은 저마다 삼삼오오 모여서 휴대폰 게임을 하기에 바쁘다. 같은 학교 같은 학년 친구들을 만나 반가워서 놀려고 하면 휴대폰 있냐고 물어보고 게임 이야기를 하니 휴대폰이 없는 아이는 그 대화에 낄 수 조차 없다.

그나마 스마트폰에 빠져있지 않은 몇몇 아이들은 딱지치기에 여념이 없다. 딱지치기에는 관심이 없는지 얼마 전에 성공한 두 발 자전거를 타며 놀이터 주변을 빙빙 도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니 엄마 맘이 참 쓰리다.

 

학원을 전전하지 않는 아이들, 엄마가 먹거리에 신경을 쓰는 아이들, 스마트폰에 빠져있지 않은 아이들을 친구로 만나는 일이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오늘따라 미세먼지로 눈 앞까지 뿌옇다.

 

대기오염 속에서 가공식품과 스마트폰에 중독된 아이들이 펼치는 미래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갑자기 아이에게 말할 수 없이 미안해진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우리 가족은 캐나다에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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