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옮기는 생각

삶의 목적

달빛마리 2020. 10. 22.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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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를 구분하지 않고 종교 서적을 즐겨 읽는 편이다. 그래서 책꽂이에는 개신교의 목사, 가톨릭의 수사님이나 신부님 그리고 불교의 스님이 쓰신 책들이 차별 없이 꽂혀있다. 아주 오래전에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개신교 서적 코너에서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 한 권 있었다. 여전히 스테디셀러인 릭 워렌의 '목적이 이끄는 삶'이었다. 

 

꽤나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고 작가의 열정과 에너지가 느껴지는 책이었다. 작가이기 전에 목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개신교에서 주장하는 '하나님'을 빼고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지만 나는 그 책을 다르게 접근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고 내가 살아가는 목적에 대해 처음으로 생각해 보게 되었다. 특정한 나이에 이르면 다수가 선택하는 것을 나도 주저 없이 따르고 그것에 맞추어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게 옳은 것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학생이니 공부를 잘해야 하고 졸업을 하면 바로 취직을 해야 하고 어느 정도 안정되면 결혼을 해야 하고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아야 하는 시스템들에서 벗어나고 싶은 맘이 불쑥불쑥 올라올 때마다 잘못된 거라는 생각에 누르고 눌렀다. 

 

그러다 마음속 소리를 듣게 되었다. 정말 단순했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살고 싶다. 똑같아지는 것이 몹시 싫다.'였다. 만나던 사람과 결혼 이야기가 오고 가는 가운데 그 사람도 상황이 여의치 않았고 나는 뭔가 다른 선택을 해야 했다. 그리고 나는 부모님 허락 없이 캐나다 가톨릭 수도원 초청 허가를 받고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틈틈히 준비하던 고시도 접고 살던 집을 정리하고 떠나기 직전 부모님께 통보했다. 처음에는 노발대발하셨지만 결국 허락해 주셨다. 수도원에서 밤낮 기도와 노동으로 하루를 꽉 채운 삶을 살면서 내가 가야 할 길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누구인지 똑바로 직시하게 되었다. 대면한 나의 모습은 유독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 흔한 운전면허도 없고 특히 물에 대한 공포가 심한 사람, 그리고 '자유'에 대한 지독한 갈망이 있었다. 타국의 문화적 특수성과 환경의 특수성으로 인해 그곳에서 타인의 시선을 느끼지 못하는 온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었고 정말 행복했다. 

 

 

 

'나는 정말 우물 속 개구리처럼 살았구나. 이 세상은 이렇게 넓고 온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곳인데 몰랐구나.' 결국 마음을 먹었다. 기도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었다. 부딪혀야 하고 겪어야 하고 이겨내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것들이었고 포기할 마음은 더더욱 없었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고시를 접고 운전면허 학원과 수영 학원을 등록했다. 지금은 수영을 하면서 자유를 느끼고 비 오는 날 좋은 음악을 들으며 운전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결혼도 늦고 그러다 보니 출산도 늦고 한마디로 늦깎이 인생이다. 그러나 타인과의 비교는 의미가 없다. 난 그렇게 살지 않을 거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하며 스스로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지켜볼 거다. 아이를 키우면서 다시 나를 돌아보는 시간들이 생긴다. 분주한 일상으로 인해 잊혔던 꿈도 다시 생각이 나고 마음에서 희망과 설렘이 동시에 움찔움찔한다. 

 

 

두려움을 버리고 책을 통해 새로 깨닫게 된 소중한 조언들을 마음에 새기고 실천하는 삶 그것이 내 삶의 목적이다. 이 과정에서 내가 읽은 책이 그리고 내가 쓴 글이 어느 누군가에게도 도움이 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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