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원서 읽기의 즐거움 :)

영어 소설 Ghost (Jason Reynolds)

달빛마리 2020. 12. 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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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제목에서 풍기는 뉘앙스와는 달리 추리소설이나 공포 소설과는 전혀 거리가 먼 청소년 혹은 성장 소설이다. 오히려 Ghost라는 별명을 가진 한 아이가 가난과 가정 폭력이라는 역경 속에서 특별한 인연을 만나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하는 따뜻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책에선가 이런 내용의 글을 본 적이 있다. 한 아이가 훌륭하게 성장하는 데 있어서 부모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가 자라면서 비록 훌륭한 부모님 아래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주변 이웃이나 학교에서 그 아이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고, 그 아이를 지지해 주는 단 한 명의 멘토 역할을 해 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 아이는 충분히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멘토는 친구 형일 수도 있고 옆집 누나일 수도 있고 학교 선생님일 수도 있고 친구 부모님일 수도 있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 Ghost는 어느 날 끔찍한 상황에 직면한다.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자신과 어머니를 향해 총을 겨눈 것이다. 미국이 배경이라 가능한 이야기지만 만약 우리나라도 총기 소유가 금지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얼마나 많은 끔찍한 사건 사고가 가정 안에서 벌어질까 생각해 봤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과거에 10년 동안 아이들을 상담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가정 폭력과 부모의 불화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아이들이 아무렇지 않은 척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나 역시 그러한 경험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경험상 잘 알고 있다. 

 

다행히 아버지의 폭력 속에서 벗어난 Ghost와 엄마, 그러나 이제는 가난과 맞서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사는 지역 때문에 놀림을 받고 변변한 옷이나 신발도 없이 학교생활을 하는 Ghost,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엄마는 하루 종일 일을 하느라 Ghost에게 신경을 쓸 몸과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Ghost의 재능을 알아본 누군가가 Ghost의 인생 앞에 나타난다. 그리고는 그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Show you that you can't run away who you are, but what you can do is run toward who want to be."

짧고도 굵은 메시지가 마음에 와서 박힌다. 안타깝지만 우리는 아픈 과거를 바꿀 수 없다. 그러나 다가 올 미래를 바꿀 수는 있다. 그것은 지금 현재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Ghost는 최악의 아버지를 만났지만 대신 최고의 멘토를 만났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자신의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도망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꿈꾸는 삶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어른들에게도 많은 교훈을 주는 이야기다. 몸만 어른이지 여전히 미성숙한 사고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이 부모가 되면 결국 어떤 식으로든 상처를 대물림한다. 스스로 깨우치지 않고 변화되지 않으면 상황을 객관적으로 직시할 수 있는 힘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자녀들은 철저한 피해자가 된다. 피해자의 삶은 어떻게 될까?

 

그들의 삶에서 올바른 멘토를 만나지 못하면 결국 스스로의 인생을 포기하거나 되는대로 살아가거나 혹은 누군가의 삶에 새로운 가해자로 등장한다. 우리는 다행히 수많은 공동체를 만나면서 다듬어진다. 친구를 통해 배우고 선생님의 말씀을 통해 깨닫고 책을 읽어 스스로 정화시키기도 한다. 

 

우리 모두는 어느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요한 사람이다. 그런 사실을 인식했다면 내가 바로 서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 봐야 하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늘 깨어 있어야 한다. 

 

한 편의 단편 소설이 내게 많은 생각 할 거리를 던져주는 주말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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