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에 적힌 Monday, April 8의 일기를 그대로 옮겨 본다. 월요일 아침, 주말에 어디로 멀리 가거나 대단한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충만한 시간들을 보냈다는 생각에 한주의 시작이 풍요롭고 행복하다. 토요일 책을 한 권 읽었고 (이기주의 '보통의 언어') 욕실 청소를 하고, 세탁기를 돌리고, 레오씨와 에서 웃음 좋은 청년이 정성스럽게 차려주는 깔끔하고 담백한 일본 가정식 식사를 마치고, 근처 커피 가게에(평일 점심 때는 회사원들로 가득 차거나 줄이 길어 엄두도 못 냈던) 들려 그 집의 시그니처 커피를 사서 나눠 마시며 평일에 늘 혼자 걷던 길을 함께 걸었다. 장소도 중요하지만 함께하는 사람이 누군지가 더 중요하다는 그 뻔한 얘기가 마음에 와닿았던 순간이었다. 아파트 주변 벚꽃 나무 하나하나를 톺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