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원서 읽기의 즐거움 :)

영어 대본 Dr. Poster (The scripts by Mike Bartlett, 김영수 옮김)

달빛마리 2021. 11. 2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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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tor Poster/ Mark Bartlett/인간희극

집에 TV가 없고 넷플릭스도 이용하지 하지 않으니 매번 뒤늦게 tv 프로그램을 알게 된다. 가끔 시댁에서 우연히 보게 되면 광고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에서 보이는 대사와 장면이 굉장히 극단적이고 자극적이다.

그런 내가 굉장히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영국 드라마를 보았다. 영국 영어의 억양을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대본집을 함께 구할 수 있는 작품을 찾다 보니 사실 선택의 폭이 좁긴 했다. 그러던 와중에 그 드라마를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해서 방영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본 영국 드라마 'Dr. Poster'는 '부부의 세계'라는 제목으로 작년에 JTBC에서 방영되었다. 영국은 보통 배우들이 연극에서 먼저 충분한 입지를 다진 후 배우 활동을 하기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 논란은 거의 없다. 누가 연기를 더 잘하고 못하고를 분별하는 것 자체가 드물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역할을 맡은 Suranne Jones의 연기는 정말 압도적이었다.

설정된 배역에 적합한 목소리, 톤 그리고 섬세한 표정으로 인해 다른 어떤 배역들보다 단연 돋보였다. '부부의 세계'에서는 배우 김희애가 그 역할을 맡았다. 지적이고 차가운 느낌이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의사 젬마 포스터의 역할로 두 배우 모두 참 잘 어울린다.

대본집을 공부하듯 들여다 보고 있자니 대본에 몰두했던 예전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중학교 때 영어연극 대회에 나가기 위해, 대학 때 영어연극 공연을 위해 그리고 내 20대가 투영되는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의 대본집을 몇 년 전에 다시 읽었을 때였다.


대본집의 첫 장에는 Suranne Jones가 쓴 글이 적혀있다. 이 글을 보니 더욱 자세히 대본을 보고싶은 마음이 들었다.


드라마를 모두 보고 대본집을 약 2주에 걸쳐 처음부터 끝까지 큰소리로 낭독했다. 젬마 포스터에 감정이 이입되어, 읽으면서도 목소리가 가라앉고 힘이 빠지는 느낌을 여러 번 경험했다. 이해가 되지만 안타까운 마음이 더욱 컸다.

대본집을 읽으면서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수고를 할지 가늠해보았다. 더욱이 배우의 동작 하나하나를 미리 설정하고 상황과 장소에 맞게 장면을 만들어 나가는 감독의 어깨는 또 얼마나 무거울까 싶었다.

대본집을 공부하면서 몰랐던 새로운 영어 표현도 알게되고, 드라마를 함께 보면서 영국 영어의 억양에도 친숙해졌다. 더욱이 영국의 각광받는 극작가 Mike Bartlett과 배우 Suranne Jones의 존재를 알게 되어 기뻤다. 자연스럽게 그녀의 다른 작품에도 관심이 생기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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