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원서 읽기의 즐거움 :)

영어 소설 PACHINKO(MIN JIN LEE)

달빛마리 2021. 11. 2.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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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CHINKO/MIN JIN LEE/HEAD JEUS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낭독으로 읽어서 시간이 꽤나 오래 걸렸다. 스토리의 흡입력 때문에 묵독으로 읽었다면 단숨에 끝냈을 명작, 올해 읽었던 영어 원서 중에 제일 추천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버락 오바마 미 전 대통령이 이 책을 읽고 언급했던 A powerful story about resilience and compassion이 정말이지 이 소설에 딱 어울리는 수식어라고 느껴졌다.

펄벅의 <대지>나 <살아있는 갈대>, <숨은 꽃> 같은 작품의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더욱 더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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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소설 The Good Earth (Pearl S. Buck)

‘대지'는 뉴욕 타임스 베스트 셀링 소설일 뿐만 아니라 노벨문학상과 퓰리처 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작가라는 이름과 함께 한국과의 남다른 인연으로 '여사'라는 호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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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소설 The Living Reed, A novel of Korea (Pearl S. Buck)

이 소설은 펄 벅 여사가 1963년에 출판한 역사 소설로 그 배경이 한국이다. 구한말부터 1945년 광복되던 해까지 파란만장한 한국의 역사와 함께 그 현장에 깊숙이 침투했던 안동 김 씨 양반 가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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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소설 The Hidden Flower(Pearl S. Buck)

는 안정효 선생님이 추천해 주신 펄 벅의 세 작품, 와 에 이어 읽은 마지막 작품이다. 세 작품 모두 실제 역사적 배경과 함께 아시아를 배경으로 쓴 소설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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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미국 내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꼽히는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르고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BBC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꼽혀 큰 화제를 모은 이 소설은 위에 열거한 책들과 비슷하게 고난과 생존의 역사에서 인물들이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픽션과 논픽션의 중간쯤 어쩌면 논픽션에 가까운 듯한 이 소설은 재미교포의 작가의 눈으로 바라본 모국의 현실을 잘 담아냈다.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상관 없다)라는 파격적인 첫 문장을 시작으로 1910년 한국의 부산, 영도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 소설은 1910년 일제 강점기부터 1989년에 걸쳐 부산 영도에서 오사카로 이주 한, 4대에 걸친 한 가족의 삶을 보여준다. 한국어로 번역된 소설은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원서는 Book I, II, III가 한 권의 책으로 묶여 있다.

책을 읽다보면 서서히 왜 책의 제목이 PACHINKO 일 수밖에 없는지 밝혀진다. 일본 경제에 큰 몫이 되어주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손가락질 받는 직업인 PACHINKO, 왜 그들이 일본에서 그런 사행사업을 할 수밖에 없는지 알게될수록 마음이 아프고 아련해진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라도 영원히 이방인 취급을 받는 삶, 한국인이라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한 철저한 몸부림 그리고 죽어서라도 얻고 싶은 평범함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게 되어 슬펐다.

책을 읽으면서 타인과 구별되는 것을 끔찍히도 싫어하는 일본의 민족성이 결국 그들이 일으킨 전쟁과 그 대가로 치르게 된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과 연관되어 있음도 알게 되었다. 10년 전 일본 여행을 할 때 느꼈던 궁금증이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해소되었다.

"Japan is not fucked there is no more war, and in peacetime everyone actually wants to be mediocre and is terrified of being different. The other thing is that the elite Japanese want to be English and white. That's pathetic, delusional, and merits another discussion entirely. "

책을 읽고 작가의 인터뷰들을 보면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이 있었다. 재미교포 작가가 일본계 미국인 남편을 만났고, 남편이 도쿄로 발령을 받으면서 그곳에서 머물 수 있었고, 그 기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스토리의 뼈대를 탄탄하게 구성한 것이 바로 이 작품의 완성도를 결정했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역사학을 전공한 작가는 몇 대에 걸쳐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 사람들의 삶을 면밀히 관찰하고 조사하면서 작가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많은 역사적 사실들을 토대로 이 소설을 썼다.

조지워싱턴대 석학교수(김성곤)는 일본에서 운명을 예측할 수 없는 도박같은 삶을 사는 한국인들의 모습이 책의 제목이자 그들의 생계수단인 PACHINKO와 닮아 좋은 은유라 표현했다.

영어 원서지만 한글로 '파친코'로 먼저 표기하고 아래 PACHINKO로 적은 것도 내게는 하나의 의미로 다가왔다.

이 작품이 누군가에게 어떤 다른 의미로 다가갈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원서를 읽을지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영어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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