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원서 읽기의 즐거움 :)

영어 소설 Genesis begins again(Alicia D. Williams)

달빛마리 2021. 12. 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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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sis begins again/Alicia D.Williams

지난달 집 근처에 시립 도서관이 개관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집 앞 공공 도서관에 비해 영어 원서를 많이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개관 첫날 원서 코너를 둘러보다가 책 표지의 디자인이 예뻐서 고른 책, 자세히 살펴보니 뉴베리 아너상을 비롯 미국 도서관 협회에도 선정이 되고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동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주는 코레타 스콧 킹 상까지 받은 작품이었다. 코레타 스콧 킹의 마크가 초록이고 John steptoe new talent라고 적혀 있는 걸 보니 신인 작가에게 주는 상인 듯하다.

이 책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 내어 읽었는데 작가가 직접 audible에 참여했다고 해서 함께 들었다. 작가가 흑인 특유의 엑센트를 가지고 전문 성우처럼 목소리 연기를 잘해서 더욱 실감 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13살 소녀 Genesis가 겪는 가정의 불행(아빠의 도박과 알코올 중독)과 피부 색깔이 다른 이유로 인해 차별받는 이야기다. 놀라운 것은 단순히 흑인과 백인의 차별이 아니라 같은 흑인들 안에서도 누가 더 어두운 피부를 가졌냐에 따라 차별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Genesis가 피부를 밝게 하기 위해서 구입하는 제품에 대한 내용을 다룰 때는 한국을 언급하며 우리나라가 유독 피부색에 집착하는 나라 중에 하나임이 밝혀져 괜히 씁쓸했다. 멜라닌 색소의 양에 의해 결정되는 피부색이 언제부터 무슨 이유로 미의 기준이 되었을까?

Genesis가 곱슬머리와 피부색 두툼한 입술 등 전형적인 미의 기준에서 벗어나는 자신의 외모 때문에 힘들어할 때 부모님이 아닌 친구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는 장면은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씁쓸했다.

아이가 고민을 부모님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이유는 두려워서 혹은 걱정을 끼치기 싫어서 등의 이유겠지만 어떤 이유에서든지 그 전제는 부모의 존재가 아이에게 건강한 울타리가 되어 주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빨리 철이 들었다는 것은 아이가 짊어져야 할 무게를 넘어서는 환경을 제공했다는 뜻이고 두려운 이유는 아이를 억압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뻔하지 않은 결말 그리고 우리가 한국 안에서는 쉽게 느끼지 못하지만(오히려 한국에 거주하는 어두운 피부색의 외국인들이 겪을) 특정 나라들을 방문하면 우리도 쉽게 겪을 수 있는 차별을 13살 소녀의 시선으로 잘 보여준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비격식 표현이 자주 등장해서 사전을 찾아보기도 하고 정리도 하면서 공부하는 느낌으로 읽었던 책, 뉴베리 아너상을 수여한 작품 중에서도 내용의 깊이로 인해 무게감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우리나라도 다문화 가정의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작품으로 비슷한 종류의 책을 아이들이 많이 만나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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