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원서 읽기의 즐거움 :)

영어 원서 Maybe you should talk to someone(Lori Gottlieb)

달빛마리 2020. 8. 2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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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be you should talk to someone by Lori Gottlieb,2019

 

이 책은 현재 미국에서 심리치료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Lori Gottlieb의 자서전식 자기 계발서다. 그녀의 전직은 방송 작가였다. 시카고 카운티 종합병원 응급실을 배경으로 방영했던 미드 ER(1994-2009)에 참여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병원을 드나드는 일이 많아졌고 돌연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 공부를 시작했고 중간에 한 번 진로를 틀어 심리치료사가 되었다.

 

이 책의 표지에 보면 A Therapist, Her Therapist, and Our lives Revealed라는 어구가 적혀 있다. 여기서 말하는 A Therapist는 이 책의 작가 Lori Gottlieb을 의미한다. 그녀가 결혼을 약속한 남자 친구와 이별을 한 후 찾아간 심리치료사 Wendelld이 바로 Her Therpist 그리고 그녀가 상담한 4명의 내담자들의 사연이 그녀의 이야기와 교차적으로 펼쳐진다. 

 

아들을 잃은 슬픔을 간직하고 있는 John, 결혼 직후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Julie, 칠순의 나이에 자살을 결심 한 Rita 그리고 알코올 중독에 빠진 Charlotte이 그녀가 상담을 하고 있는 내담자들이었다. 

 

이 책은 심리치료사가 다른 심리 치료사에게 상담을 받는 상황으로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사실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이 책의 저자는 남자 친구에 대한 배신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어서 심리치료사를 찾아갔지만 꼭 개인사가 아니더라도 심리치료사는 정기적으로 다른 심리치료사를 찾아가야 한다고 들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불행하고 슬프고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이야기들을 얼마나 반복적으로 들을까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치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상담실로 들어오는 환자를 이론적인 기준이 아니라 주관적인 기준으로 판단하는 버릇이 있는 성향이 있는 상담치료사에게는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내담자가 말을 하고 있는 내내 머릿속으로 그 사람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판단하고 상대방을 향해 넌 틀렸어라는 생각으로 상대방을 대하는 Lori의 태도가 과연 심리치료사로 적합한가?라는 의문마저 들었다. 작가가 본인의 치부를 어떻게 이렇게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지도 사실 의문이었다. 물론 각 내담자의 사례마다 결론은 호의적으로 이끌어냈지만 말이다. 

 

오히려 Lori가 찾아 간 심리치료사 Wendell은 달랐다. 정서적인 안정성을 보유한 인물로 내담자가 스스로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조용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끌어 준다. 군더더기가 없다. 

 

읽기 전 책 내용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제목만으로도 위안이 되어 선택한 책이었다. 책의 초반에는 작가가 전 남자 친구에 대해 얼마나 흥분하며 글을 썼는지 느껴져 웃음이 났다. 남녀가 이별하는데 가장 완벽한 타이밍이 어디 있겠는가. 작가는 남자 친구와 결혼까지 생각했는데 미리 이별의 사인을 안 보냈다고 흥분한다.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만났으면서 이제 와서 아이로 인해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남자 친구를 비난했다. 

 

조금 멀리 떨어져 생각해 보면 쉽게 변할 수 있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고 나랑 다르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이미 결혼을 해서 다른 여자 때문에 헤어지겠다고 말하는 상황도 아니고 사랑하는 사람과 단둘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매번 어린아이가 함께 있으니 불편하기도 했으리라. 이래서 'Watching'이 필요한가 보다. 마치 타인의 일처럼 혹은 드라마 속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나의 불편한 감정을 멀리서 바라보면 쉽게 사그라드니 말이다. 얼마나 도를 닦아야 그런 경지에 이를 수 있을까? ^^ 

 

'Watching'과 이 책을 함께 읽어서인지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두 책이 순간순간 교차되는 순간이 많았다. 

The eminent Swiss psychiatrist Carl Jung said this : "People will do anything, no matter absurd, to avoid facing their own souls." 
But he also said this : " Who looks inside, awakes."

결국 힘든 순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피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다. 

- We can't have change without loss, which is why so often people say they want change but nonetheless stay exactly the same.

- Most big transformations come about from the hundreds of tiny, almost imperceptible, steps we take along the way.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미 찾아 온 위기에 휘말리지 말고 이 일이 나를 더 크게 성장시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 조금씩 스스로를 바꿔가야 한다는 것이다. 

 

내 안에 찾아오는 부정적인 감정들때문에 며칠 힘들었다. 'Watching'을 읽으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 줘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이 책에도 비슷한 맥락의 문장이 눈에 띄었다.

Don't judge your feelings ; notice them.
Use them as your map.
Don't be afraid of the truth.

우리 모두 지금 이 순간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나의 미래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현재의 내 모습은 과거의 내가 만들어낸 것이고 또 미래의 내 모습은 현재의 내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시간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정확하게 나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나는 작가의 다음 문장에 정말 동의했다.

We tend to think that the future happens later, but we're creating it in our minds every day.

작가는 자신을 포함한 5명의 내담자 이야기들을 통해 이 책을 읽고 있는 우리도 스스로의 삶을 반추해보길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영원히 평화 속에 머물러 살 수는 없다. 회피는 전략이 아니다. 

 

고통에서 삶의 의미를 찾았던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Viktor Frank의 명언으로 이 글을 마무리해본다. 

Between stimulus and response there is a space. 
In that space is our power to choose our response.
In our response lies our growth and our freedom. 
- Viktor Fr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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