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원서 읽기의 즐거움 :)

영어 소설 Where the crawdads sing (Delia Owens 지음)

달빛마리 2020. 8. 5.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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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동물학자 Delia Owens가 무려 일흔의 나이에 출판한 처녀작이다. (아프리카에서 야생동물과 보낸 7년의 삶과 관련된 책들도 베스트셀러에 오른 적이 있긴 하다) 작년(2019년)에 맨 부커상 international 부문 후보로 선정되기도 했고 아마존 1위 베스트셀러를 기록했으며 장기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책의 초반부 30% 정도까지는 두 가지 이유로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미국 남부 사투리가 어색해 쉽게 적응하지 못했고 <Educated>의 저자 Tara Westover의 어린 시절이 떠오를 만큼 어린 Kya의 삶이 처참하고 가슴 아팠다.

 

잔인할 정도록 상세히 그려지는 고립된 Kya의 이야기에 굳이 느끼고 싶지 않은 아픔 감정들이 한없이 나를 어둠 속으로 끌어내렸다. 읽고 싶지 않았다.

 

습지에 홀로 버려져 Marsh Trash라고 불리우는 Kya에게 빛 같은 존재인 Tate walker가 등장하면서 그제야 몰입할 수 있었다. 

 

 

 

미남부의 북캐롤라이나 주 해안습지가 배경인 이 소설은 두 개의 타임라인이 교차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Kya가 7살 때 아빠는 술과 폭력으로 모든 가족을 떠나게 만든다. 그런 무서운 아빠와 단둘이 오두막에 남게 된 Kya는 본능적으로 야생에 숨는 법을 터득한다. 

 

그러나 술과 도박에 빠진 아빠도 Kya를 습지에 홀로 남겨두고 어느 날 종적을 감춘다. 이제 겨우 10살이 된 Kya가 어떻게 자연과 동화하면서 습지에서 살아남는지를 묘사하는 첫 번째 타임라인 그리고 Barkley Cove의 플레이보이인 Chase Andrews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커지면서 살인범으로 몰린 Kya의 법정 이야기가 교차된다. 

 

이 소설의 제목이 Where the crawdads sing인 이유는 Kya와 Tate의 대화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What d'ya mean, where the crawdads sing? Ma used to say that." Kya remembered Ma always encouraging her to explore the marsh" "Go as far as you can way out yonder where the crawdads sing."

"Just means far in the bush where critters are wild, still behaving like critters."

어두운 Kya의 삶에 등대가 되어주었던 Tate, 서로를 향한 감정이 시작되었던 이 부분이 나는 특히 좋았다. 

 

 

Her family had abandoned her to survive a swamp, but here was someone who came on his own, leaving gifts for her in the forest. Uncertainty lingered, but the more she thought about it, the less likely it seemed the boy meant her harm. It didn't fit that anyone who liked birds would be mean. 

논픽션이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상세히 펼쳐진 작가의 묘사 능력은 연륜이 주는 선물 일 수도 있지만, 평생을 생태학자 그리고 동물학자로 살아온 그녀의 직업적 특성에서 기인할 수도 있다. 

 

이 한 권의 소설은 가정폭력, 인종차별과 편견, 사랑, 생존 본능 그리고 과학, 시, 자연과 인간의 관계 등 수많은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 그래서 분명 여러 장르의 책 몇 권을 한 권에 압축한 것처럼 독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게다가 마지막 반전은 독자의 상상을 넘어선다. 

 

섬세한 심리 묘사와 생태학자만이 그려낼 수 있는 습지의 묘사에서, 우리는 이 소설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필체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반드시 이 소설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와 대체된다.

할리우드 영화배우 Reese Witherspoon이 그녀가 운영하는 북클럽에서 소개해 세상에 알리면서 더 유명해진 이 소설은 앞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우리나라에도 작년(2019년)에 살림출판사에서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역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는 이 책이 독자에게 재미를 넘어 '인간 존재를 성찰할 여지'마저도 남겨둔다고 서평 했다. 완전히 동의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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