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원서 읽기의 즐거움 :)

영어 소설 When you reach me(Rebecca Stead)

달빛마리 2020. 9. 16.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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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you reach me' by Rebecca Stead

 

펄벅의 ‘The Living Reed’를 읽고 나서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내용의 영어 원서를 찾고 있었다. 이웃 블로거님이 추천해 주신 책 중에 유독 제목이 따뜻하게 느껴져 선택한 책이 바로 ‘When you reach me’였다. 한국어 번역본 책 제목은 ‘어느 날 미란다에게 생긴 일’이다. 제목에서 책의 중요한 내용을 시사하는 바가 느껴지지 않아 조금은 아쉽다. 아무리 봐도 원제목이 정말 훌륭하다.

이 책의 작가 Rebecca Stead는 조금은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변호사로 일하다 변호사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두 아들을 낳고 나서야 작가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어릴 때부터 워낙 책 읽기와 글쓰기를 즐겼지만 글쓰기는 실용적이지 않다고 생각해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들을 낳아 기르면서 자연스럽게 조금씩 글을 쓰게 됐고 어느 날 아이가 노트북을 떨어트려 그동안 쓴 내용이 모두 사라졌다. 그렇게 하여 스스로를 위로하고자 좀 더 밝은 내용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일이 그녀가 청소년 문학 글쓰기를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오늘 소개할 그녀의 두 번째 작품인 ‘When you reach me’는 2010년 그녀에게 뉴베리상까지 안겨주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튼실히 굳히게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작품은 독특한 소재와 스토리 전개가 돋보인다. 언뜻 보면 초등학교 고학년 여학생, Miranda의 일상과 학교생활이 시간순으로 배열되는 것에 그치는 것 같지만 너무나 절묘하게 서스펜스와 초자연적인 요소가 가미돼 책을 읽을수록 흥미진진해진다.

뉴욕타임스는 이 책에 나온 모든 단어와 문장이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담담하게 읽어 내려가다 후반부로 갈수록 앞 내용이 파노라마처럼 스치며 왜 책의 초반부에 그런 내용이 나왔었는지 자연스레 깨닫게 해 준다.

일어난 사건과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마지막에 감동의 한 요소가 되는 Miranda엄마의 이야기 (법대 1학년 때 Miranda를 임신 해 변호사의 길을 포기하고 변호사 사무실에서 보조로 일하면서 홀로 아이를 키우고 딸아이의 이름을 유괴범의 이름을 따서 짓는 데다가 퀴즈 쇼에서 상금을 받기 위해 오랫동안 남자 친구와 딸의 도움을 받는 등 조금은 엉뚱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생계 때문에 현실적이어야 하는 인물), Miranda의 유일한 친구이자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Sal이 어느 날 갑자기 Miranda를 피하게 된 이유와 그로 인해 다른 친구들로 까지 확장될 수 있었던 우정, 캐릭터 존재의 이유가 무의미해 보였던 laughing man의 드러나는 실체 등 책의 볼륨에 비해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참 신기하게도 이 책에서 김상운 작가의 ‘왓칭’의 개념도 보였고 관심분야인 양자 물리학도 보였다. 무슨 엉뚱한 이야기인가 싶겠지만 작가 역시 뭔가를 알고 있는 사람이다. 단순히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곳곳에 요소가 많았다 :)

“Einstein says common sense is just habit of thought. It’s how we’re used to thinking about things, but a lot of the time it just gets in the way.”


Time isn’t a line stretching out in front of us, going in one direction. It’s—well, time is just a construct, actually—”time doesn’t really exist.”

 



뉴베리 수상작이 늘 그렇듯' When you reach me' 역시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의 현실이 어쩌면 더 객관적일 수 있다는 면에서 오히려 어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작품이었다. 담담하게 한 여학생의 일기를 읽어 내려가는 기분으로 고요히 읽다가 갑자기 말미에 생각할 거리를 확 던져주는 이런 작품을 만나서 더없이 기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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