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2

감사

독서모임을 시작하면서 책을 읽고 블로그에 내 생각을 토해내듯 글을 쓰는 일도 드문드문해졌다. 동시에 책을 매개로 한 남편과의 대화도 줄었다. 요즘 읽고 있는 '안나 카레니나'를 매개로 오랜만에 책을 두고 나눈 그와의 대화, 책의 주된 내용이 불륜이다 보니 조금은 어색하고 불편했지만 우리의 대화는 깊고 풍부했다. 두 가지 질문을 했다. 1. 만약 내가 바람을 피운다면 2. 우리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내가 더 노력해야 할 점이 있다면 '그가 이렇게 말을 조리 있게 잘할 줄 아는 사람이었던가?' 마치 누가 그에게 질문을 미리 알려줘서 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한 것처럼 줄줄줄 막힘이 없었다. 대화 내용 자체가, 내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그의 답변에, 처음으로 느낀 그의 언변에 놀랐다..

가족의 굴레

자식은 자신의 자유의지에 의해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나진 존재가 아니다. 어느 특정한 순간 부모의 욕정에 의해 혹은 계획적인 의도 아래 어쩔 수 없이 태어나진 무력한 존재다. 그러니 주어진 환경에서 자식을 아끼며 건강하게 키우는 일은 부모의 당연한 책무다.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내가 너를 어떻게 먹여 살렸는데 내가 너를 위해 어떻게 희생했는데 이런 식의 주입은 자식을 통제하고자 하는 심리다. 즉 자식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시키려는 부모의 마음이고 자식을 병들게 만드는 첩경이다. 자식은 성인이 되면 부모로부터 정서적으로 물리적으로 독립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족이라는 굴레안에서 결국 누군가는 자유를 박탈당한다. 가족이라고 상처를 주고 받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어떻게든 각자의 삶을 살고 ..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