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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첫 번째 이야기 (유발 하라리, 조현욱 옮김/이태수 감수)

달빛마리 2020. 11. 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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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유발 하라리/김영사

 

사피엔스를 처음 읽었을 땐 그 방대한 양에 압도돼 독서 후 노트 작성은 따로 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가 가기 전에 나만의 언어로 정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계기가 되어 결국 다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유발 하라리의 '인류 3부작' 중 한 권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 회자되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이 책은 유발 하라리가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쓴 <총, 균, 쇠>를 읽고 영감을 받아 쓴 책이라고 알고 있다. 그래서였을까? "역사와 현대 세계에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책, 이 책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라는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추천사가 책 뒷면을 장식한다. 

 

언젠가부터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발견한 사실이 하나 있다. '한국의 독자들에게'라는 외국작가의 서문이 실려있는 책이라면 어김없이 빠지지 않는 공통의 내용이 실려있다는 것이다. (내가 읽은 책의 경우) 뉘앙스의 차이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결론은 "너희 정말 빨리 성장했다. 눈부신 도약에 놀라워. 그런데 그거 알아? 너희 나라가 자살률 1위야. 행복과는 거리가 먼 나라라는 거지."하고 못 박는 것이다. 

 

유발 하라리도 다르지 않았다. 책의 서문에 한국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딜레마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나라라며 첨단 기술의 전도유망함과 더불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육박하는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복도에 대한 조사에서도 경제적으로 더 어려운 나라보다 뒤처져 있다며 역사 법칙의 어두운 한 단면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유발 하라리는 이 책을 통해 인류의 역사를 되짚고 질문을 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을 읽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같은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는 것 같았다. 농업 혁명과 과학 혁명을 통해 우리 인류는 발전의 발전을 거듭했지만 그것을 통해 생겨 난 수많은 부작용을 겪고 있으면서도 과연 이것이 희망적이라고만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어쩌면 책의 서문에서 한국을 극단적인 예로 제시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유발 하라리의 입장에서 보면 사피엔스는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인류가 아니라 동물과 식물을 멸종으로 몰아넣는 종이고 결국 스스로를 파괴시키는 힘을 기르는 종이다. 그는 그의 책을 통해 이제라도 우리가 그 사실을 깨달았다면 우리 사피엔스를 비롯 해 아직 파괴되지 않은 남은 종들의 보호와 그 필요성에 대해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역사가 인류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는 증거는 없다.라는 그의 주장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어느 쪽이 옳은지를 판단할 객관적인 척도가 우리에게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역사에 크게 관심이 없었던 나는 왜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지 그 이유부터 찾고 싶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한결같이 같은 대답을 내놨다. '미래를 알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러나 유발 하라리는 이 책에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그런데 왜 역사를 연구하는가? 물리학이나 경제학과 달리, 역사는 정확한 예측을 하는 수단이 아니다.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미래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 우리의 현재 상황이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우리 앞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내게는 훨씬 그럴듯한 이유로 다가왔다. 우리 모두는 선택의 중요성에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선택의 기준이 먼저 확립되지 않으면 매번 선택 앞에서 고민하고 갈등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우리 전 인류뿐 아니라 현재의 내가 선택의 기로에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침서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가 현명한 선택을 한다면 그 혜택은 무한할 것이지만, 어리석은 선택을 한다면 인류의 멸종이라는 대가를 치르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며 현명한 선택을 할지의 여부는 우리 모두의 손에 달려 있다고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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