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끄는 힘, 독서!

그래도 꿈꿀 권리(한동일)

달빛마리 2021. 3. 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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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꿈꿀 권리/한동일/비채

에세이를 읽으면서 이렇게 펑펑 울어본 적이 얼마만인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사실 나도 나 자신의 모습에 당황했다. <한동일의 공부법>을 읽으면서도 원인 모를 눈물이 흘러나왔는데 이번 책은 조금 더 강도가 높았다. 게다가 그런 감정을 느끼기에는 정말 알맞지 않은 환경이었다. 나는 그때 스텝퍼에서 열심히 운동을 하며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라틴어 수업>을 읽고 단번에 한동일 신부님의 팬이 되어버렸고 <한동일의 공부법>은 정말이지 내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한동일 신부님의 책을 지인들에게 소개하고 선물하고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2020/09/03 - [나를 이끄는 힘, 독서!] - 라틴어 수업(한동일)

 

라틴어 수업(한동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결국 다시 도서관도 휴관에 들어갔다. 도서관 안에서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반납과 대출은 가능한 상태가 되었는데 이제는 그 마저도 어려운 상태가 되었다.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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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4 - [나를 이끄는 힘, 독서!] - 한동일의 공부법(한동일)

 

한동일의 공부법(한동일)

이 책은 100쇄를 찍은 <라틴어 수업>의 작가 한동일 신부님의 책으로 올여름에 출간된 책입니다. 사실 호칭을 뭐라고 불러 드려야 할지 참 애매한데요. 변호사이면서 교수님이고 천주교 사제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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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천주교회) 혹은 교회법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그분의 다른 책을 물색하던 중 <그래도 꿈꿀 권리>를 발견하게 되었지만 아쉽게도 절판되어 판매처가 없었고 다행히 중고도서로 겨우 구할 수 있었다.

 

무슨 인연인지 신부님께서 친구분의 따님에게 직접 선물하신 책이 나에게로 왔다. 

 

<한동일의 공부법>이나 <라틴어 수업>에서 읽었던 내용들이 더러 겹치기는 하나 <그래도 꿈꿀 권리>가 신부님의 공부 여정을 제일 자세하게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출판사에서 소개한 글을 읽어 보니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한동일 교수의 꿈의 노트'라고 적혀 있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말이지 그 표현이 딱이었다.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이라는 수식어는 이 책 전체를 아우르는 말이다.

 

추천의 말에서 한나 알안 주교(당시 안티오키아 마로니타교회 총대주교 대리, 사법 총괄 주교)님은 이 책을 통해 작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면 누구나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게 되고 가슴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것을 깨치게 되리라 확신한다고 하셨다. 정말이었다. 나 역시 신부님의 일생을 귀담아들으며 나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삶을 함께 반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진짜 패자는 한 번도 위험을 무릅쓰지 않은 사람이다'라는 말을 인용하시며 그런 의미에서 한동일 신부님은 진정한 승자라고도 하셨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거쳐 한국인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변호사가 되신 한동일 신부님(교수님 혹은 작가님)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도저히 넘볼 수 없는 강인한 정신력이 느껴진다. 책과 책은 통한다고 <행복한 이기주의자>와 <인생의 태도>의 작가 웨인 다이어가 강조했던 삶의 태도가 고스란히 전해지기도 했다. 

2021/02/18 - [나를 이끄는 힘, 독서!] - 행복한 이기주의자 (Wayne W. Dyer/ 오현정 옮김)

 

행복한 이기주의자 (Wayne W. Dyer/ 오현정 옮김)

 서점에서 우연히 웨인 다이어의 <인생의 태도>를 발견하자마자 읽고싶은 책 목록에 저장해 두었다.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에 이어 삶 전체를 조망하는 관점의 책을 읽고 싶었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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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1 - [나를 이끄는 힘, 독서!] - 인생의 태도(웨인 다이어 지음/이한이 옮김)

 

인생의 태도(웨인 다이어 지음/이한이 옮김)

2021/02/18 - [나를 이끄는 힘, 독서!] - 행복한 이기주의자 (Wayne W. Dyer/ 오현정 옮김) 를 발견하자마자 읽고싶은 책 목록에 저장해 두었다.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에 이어 삶 전체를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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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그 사람을 말해주는 건 그 사람이 살아오면서 끊임없이 해야 했던 수많은 선택의 누적분이다. 우리 삶은 선택의 연속이기 때문에 어떤 방법, 어떤 길을 선택했느냐를 따라가다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 선택은 그 사람의 생각, 그 사람의 됨됨이, 그 사람의 철학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p.106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솔직한 말이고 동시에 무서운 말이다. 


 

시간은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생각한다. 신부님 역시 비슷한 맥락의 내용을 책에 담으셔서 더 와 닿았다. 

시간이란 상대적인 시간이 있을 뿐 절대적인 시간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한 시간이라도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두세 시간의 몫을 할 수 있고, 집중을 못하면 한 시간에 끝낼 일을 열 시간이 주어져도 못한다. '공부하다'라는 말은 라틴어 동사로 'studere'라고 쓴다. 이 동사는 후에 영어의 'study'가 되는데 그 뜻은 '전념하여 노력하다', '갈구하며 몰두하다'란 뜻이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며 노력하는 것, 그것이 '공부하다'라는 뜻이다.

p.166

이쯤해서 울컥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다른 말 차치하고 책을 그대로 옮겨보자면,

그러면서 나는 난생처음으로 나 자신을 위로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우선 나를 둘러싼 현실 때문에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자고 생각했다. 원망과 불만을 안고 산다 한들 가장 힘든 사람은 바로 나였다. 내가 원망하고 미워한 사람들보다 내가 더 괴로웠다. 스스로를 힘들게 하지 않아도 힘든 환경은 차고 넘친다. 나마저 나를 괴롭히고 냉소하면 누가 나를 위해줄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러니 나를 사랑하고 아끼고 보살피고 힘을 북돋아주자고 결심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 자신의 처지가 너무 가엾고 외로울 것만 같았다. 

p.174-175 

어렸을 때도 교구 사제가 되어서도 아무 걱정 없이 공부만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셨기에 심적인 부담감이 크셨으리라 짐작한다. 

 

신부님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어려우셨다고 고백한다. 유학생활을 하시면서 스스로 자만과 아집을 한 겹씩 벗겨내기 시작하셨다고 표현하시기도 했다. 그것과 관련해 신부님께서 전해주는 비유가 내 맘에 스며들었다. 

큰 인물일수록 그가 이룬 성공의 바탕에는 수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는 관계가 거미줄처럼 녹아 있기 마련이다. 나 역시 유학생활 중에 인종과 국적이 다른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관계 맺기에 한층 성숙해졌다. 
p.223

신부님은 스스로를 '공부하는 노동자(operarius students)라고 지칭하신다. 그리고 공부를 하는 과정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잘 컨트롤해야 하는 '마음의 수련'과 같다고 하셨다. 정말 와 닿는다. 

 

현장에서 아이들은 공부의 필요성을 반문하는 경우가 많다. 굳이 미적분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 어른들도 잘 모르는 역사 연대표는 왜 외워야 하는지 식의 질문들이다. 결국 그 질문은 왜 학교를 다녀야 하는지까지 이어진다. 

 

세상은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이 있고 , 공공의 선을 위해 지켜야하는 규율이 있으며 무엇보다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의 절제가 필요한데 그것을 배우는 장소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나 역시 나의 의지에 반해 시간표대로 이동하고 몸을 움직여야 하는 고등학교 생활이 정말 힘들었다고 덧 붙이면서 말이다. 

 

이제는 현장을 떠나 이제 막 공부라는 것을 시작한 딸 아이가 전하는 비슷한 부류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세상 모든 삶이 결국 '마음의 수련'이 아닐까? 얼마만큼 절제하고 수련하는지에 따라 삶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평소에 정말 좋아하는 글귀가 책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Twenty years from now,

You will be more disappointed by the things you didn't do than by ones you did do.

So throw off the bowlines.

Sail away from the safe harbor.

Catch the trade winds in your sails.

Explore. Dream. Discover.

 

Mark Twain

 

앞으로 20년 후 당신은 한 일보다 하지 않은 일에 더욱 실망할 것이다.

그러니 닻줄을 풀고 안전한 항구를 벗어나 항해를 떠나라.

당신의 돛에 무역풍을 가득 담고 

탐험하고 꿈꾸며 발견하라!

 

마크 트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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