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부분적 개관을 알리는 도서관 알림 문자가 와서 지금까지 반납하지 못했던 책을 한 아름 들고 도서관을 찾았다. 예전에 평화롭던 분위기는 온 데 간데없고 도서관 입구를 지키는 두 명의 스텝이 방문한 시간과 이름, 연락처와 발열 체크 온도를 방문자 본인이 직접 적게 한 후 입장을 허락한다. 분위기가 제법 삼엄하고, 반납, 대출만 하고 신속하게 하고 재빨리 나오도록 되어 있었다.
미리 빌리기로 정해져 있던 아이의 책을 여러 권 대출하고 그냥 나오기가 아쉬워서 재빨리 한 권 골라온 책이 바로 '초절약 살림법'이었다. 올 1,2월은 식비를 20만 원으로 잡은 극강의 살림을 운영했는데 사실 그럭저럭 지낼만했다. 그런데 3월 개학이 미뤄지면서 감정에 휘둘렸는지 3,4월은 1,2월의 약 2배의 돈을 식비로 사용했다. 그리고 현재 5월!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절약 모드로 들어가 보려고 한다.
<초절약 살림법>은 사진이 많고 이야기가 쉽고 재밌게 쓰여있어서 앉은자리에서 한숨에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렇지만 저자의 알뜰 내공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읽는 동안 '배울 점이 참 많다'라는 생각을 여러 번 하게 된다.
책의 에필로그에 조만복 선생이라는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분이 바로 저자의 친할아버지로 현재 가치 100억 이상의 재산을 순천시립도서관과 법원부지로 기증하고 장학재단을 만들어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을 도우신 훌륭한 분이다.
그 돈을 채우기 위해 끼니를 거르고 신발값을 아끼려고 평생 흰 고무신만 신으셨다는 이야기를 읽으니 마음이 참 뭉클했다. 할아버지는 베푸신 선행으로 우리나라 국민이 받을 수 있는 최고 등급의 훈장인 국민훈장 무궁화장까지 받으셨지만 남은 재산마저 미련 없이 사회에 환원하시고 남은 여생을 무너져가는 낡은 한옥에서 군불을 때며 보내셨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의 부모님과 저자는 자연스럽게 '절약'을 가장 훌륭한 가르침으로 새기며 낭비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이미 내가 실천하고 있는 부분이나 알고 있는 부분은 생략하고 배워야 할 살림법이나 관심이 가는 영역을 메모해 봤다.
일주일 단위로 요일마다 다른 종류의 집안일을 하면 별도의 대청소 없이 깨끗한 실내를 유지할 수 있다.
일 (태양의 날) : 세탁과 관련된 가사 : 이불 세탁이나 다림질
월 (달의 날) : 유리창, 거울, 싱크대 문이나 냉장고 문 닦기
화 (불의 날): 가스레인지 후드, 음식물쓰레기 버리기
수 (물의 날): 화장실 청소
목 (나무의 날): 가구 먼지 닦기
금 (돈의 날): 영수증, 가계부 정리, 공과금 납부
토 (흙의 날) : 화분 관리, 현관, 신발장, 베란다, 분리수거
알아두면 좋은 살림 꿀팁
줄눈에 양초 바르면 곰팡이 예방
변기 요석은 장갑 끼고 사포로 닦기
갑 티슈를 반으로 자르면 용량이 2배!
절수형 샤워 헤드/절수형 싱크대 헤드 사용
꿈 실현 계획서 작성하기 (꿈을 구체적으로 적고 매월 적립 금액을 계산한 후 저축)
주식
세뱃돈 주식 저축 : 매년 세뱃돈으로 투자 의견이 매수인 업종 대표주를 20년간 꾸준히 구입,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사고팔지 않고 20년간 묵혀둔다. ( 존 리의 의견과 일치)
투자 원칙 고수 ( 우량주 구입, 저가 매수, 장기 투자)
우량주가 바겐 세일할 때 구입
살 때도 팔 때도 분할 투자
우량주 손절매하지 않기
마지막으로 저자는 <행복한 부자>를 현재의 소비에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책 겉표지에 나와있는 글귀처럼 '소비의 틈'을 막는 생활 습관을 지킨다면 고정적인 수입 안에서도 충분히 목돈을 모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
예전과는 소비 패턴이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앞으로 4개월만 더 지나면 태어나서 1년 동안 한 번도 옷을 사지 않은 내 인생의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어느 책에서 읽은 것처럼 타의에 의한 절약은 궁핍과 빈곤이지만 자의에 의한 절약은 '청빈'이라고 했다.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 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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