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is Lowry의 <The Giver> 시리즈 4 작품을 모두 읽고, 뭔가 아쉬운 마음에 Lois Lowry의 작품 중에서 다른 작품을 고르다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 바로 오늘 소개할 <The Silent Boy>다. 우리나라에는 2008년 <그 소년은 열네 살이었다>라는 제목으로 번역돼 소개되었고, 2019년에는 <침묵에 갇힌 소년>이라는 다른 제목으로 출판이 되어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흥미로운 작품이 있고, 책을 읽는 동안은 느껴지지 않다가 책을 읽은 후에 후폭풍처럼 감정이 밀려오는 책이 있는데 <The Silent Boy>는 내게 후자에 속하는 작품이었다.
책을 넘겨 이야기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마주치게 된 사진 한 장을 보자마자 그 사진 속 소년이 바로 화자가 말하려는 'The Silent Boy'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 사진은 Lois Lowry의 대고모님이 직접 찍으신 걸로 알려져 있는데 Lois Lowry가 이 사진을 보고 영감을 떠올려 소설을 구성했다고 알려진다.
소설의 배경은 1910년 8살 Katy Thatcher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으로 시작한다. Katy는 밝고 호기심이 강한 소녀이면서 town doctor의 딸, 아빠가 하는 일에 굉장히 매료되어 본인도 나중에 커서 꼭 의사가 되겠다고 다짐한다. 소설의 도입부에 Katy가 'asylum'을 지나가면서 호기심을 느끼는데 asylum은 명사로 난민, 망명이라는 뜻도 있지만 장소를 가리키는 명사로 쓰이면 'psychiatric hospital' 즉 'mental hospital'을 의미한다. 복선처럼 느껴지는 이 장면을 보자마자 읽기도 전에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결국 이 소설에서 누가 정신병원에 가게 되는 걸까? 제목을 떠올리니 소설의 엔딩이 벌써부터 머릿속에서 그려지고 있었다.
그럼 The silent boy는 누구일까?
Katy는 아빠와 함께 엄마의 집안일을 도와줄 Peggy라는 가정부를 데리러 함께 마을로 가게 되는데 거기서 Peggy의 남동생 Jacob을 만나게 된다. 그 소년의 나이는 열네 살이었다. 그럼 왜 Jacob에게 silent라는 수식어가 붙게 되었을까? 소설 속에서는 'autism'이라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지만 Jacob을 묘사한 다양한 장면에서 독자는 자연스럽게 추측하게 된다.
I wondered about Jacob, the touched boy, and how he felt to have his second big sister taken away.
I heard one man say something to another. "Imbecile", he said; he nudged the man beside him and pointed to Jacob. I wasn't certain what the word meant, but I could see that it was not meant kindly and hoped that Jacob hadn't heard
Jacob, he's different, all right, but he knows how to go to what he loves, and how to stay safe near it. That takes brains, I'd say. Katy- there he is."
I saw his hands moving at his sides and knew that he must be murmuring, "Shoooda, shoooda, shoooda."
고등학교 때 재활원 봉사활동을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자폐'를 가진 내 또래의 친구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그 뒤로 전공을 '특수교육'으로 정하고 공부했지만 불합격했고 대신 선택한 동아리가 특수아동이 생활하는 재활원 봉사활동 동아리이었다. 주말과 방학의 많은 시간을 재활원에서 보낸 이력으로 나는 우리 주변에서 '다름'의 차이를 쉽게 발견하는 일이 자연스럽다. 그래서 Jacob이 표현하는 몸짓과 이해하기 어려운 그 소리들이 묘사되는 순간 알아차릴 수 있었다.
Katy가 가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선천적인 호기심은 자연스럽게 Jacob에게 향하고, 어느 누구의 진심 어린 관심도 받지 못하는 Jacob을 그녀의 시선으로 이해하게 된다.
Although Jacob never spoke to her or even looked at her directly, Katy grew to understand him from the moments they spent together quietly singing to the horses. She knew there was meaning in the sounds he made and purpose behind his movements.
Jacob에게 결국 예기치 못한 비극이 일어났을 때 나는 극단적인 양가의 감정을 느꼈다. Jacob이 억울한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논리적으로 변호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asylum에 가게 되었을 때의 그 가슴 먹먹함과 답답함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도 그나마 나를 위안시켜 주었던 것은 Jacob의 행동이 결과를 예상하지 못한 선한 의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단 한 명이라도 이해하는 사람이 소설 속에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It was Katy alone who could unravel the mystery of what had occurred, and why.
소설 속에서 어떤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졌고 왜 Jacob이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 Katy가 온전히 이해하는 내용이 이 소설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분명 불편한 감정이지만 사실 우리 주변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이다. 사건의 결과만 자극적으로 다루어졌던 뉴스들이 기억난다. 그곳에서 소설 속 Katy의 시선은 철저히 배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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