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원서 읽기의 즐거움 :)

영어 소설 Because of Winn-Dixie(Kate Dicamillo)

달빛마리 2020. 7. 18.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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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윈딕시(케이트 디카밀로)

 

 

 

 

Because of Winn-Dixie는 며칠 전 펄벅의 The Good earth(대지)를 끝내고 강하게 몰입되었던 그 감정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었다. 이 책은 내게 여러모로 2번째라는 의미가 있다. Kate Dicamillo의 ‘The miraculous Journey of Edward Tulane’ 이후 두 번째로 읽은 그녀의 작품이고, ‘Marley & me’ 이후로 (내가 읽은) 애완견을 소재로 한 두 번째 원서이며, 이 작품은 시간을 두고 두 번을 읽었다.

뉴베리 아너상을 받은 작품이며 'The miraculous Journey of Edward Tuland'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애잔하다. 그녀의 청소년 문학작품은 대부분 이렇게 슬픔이 묻어 있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이 책은 India Opal Buloni라는 개성 있는 이름을 가진 10살짜리 소녀가 침례교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Florida, Naomi에 이사 오면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해프닝들을 다루고 있다. 사실 Winn-Dixie는 실제로 플로리다에 본점을 둔 미국 슈퍼마켓 체인점의 이름이고, Opal이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유기견을 거두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애완견의 이름이기도 했다.

 

Opal은 Winn-Dixie를 만나기 전, 새로 이사 온 곳에서 제대로 된 친구도 없이 매일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시간 때문인지 Opal은  3살 때 가족을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나날이 커졌다. 그리움이 커질수록 엄마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매번 용기가 없어 차마 아빠에게 묻지 못했던 Opal.

 

이런 Opal에게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는 다름 아닌 Winn-Dixi였다. Opal은 아빠에게 '내가 10살이니까 엄마에 대해 딱 10가지만 말해달라고' 당돌하게 요청을 한다. 그 장면이 다음과 같이 묘사된다. 

The preacher sighed. He said to Winn-Dixie, " I should have guessed you were going to be trouble." Then he looked at me. "Come on, Opal, " he said. "Sit down. And I will tell you ten things about your mama."           

(문득 이 상황이 재밌어진 나는 잠들기 전 남편에게 이 책의 내용을 전하며 우리 딸에게 엄마(나)에 대해서 10가지만 말해준다면 어떤 이야기를 전해 주겠냐고 물었고 옆에 누워서 책을 읽던 아이는 수첩에 그 내용을 받아 적기 시작했다. 결국 나는 아이에게 아빠(남편)에 대해서도 10가지를 말해야 했고 일은 더 커져 딸이 생각하는 엄마, 아빠의 모습을 각각 10가지씩 적더니, 자신에 대해 엄마가 생각하는 10가지와 아빠가 생각하는 10가지를 모두 받아 적은 후에야 흡족해했다.)

Opal아빠가 Opal에게 전해주었던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왜 Opal엄마가 떠났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She hated being a preacher's wife. She said she just couldn't stand having the ladies at church judge what she was wearing and what she was cooking and how she was singing. She said it made her feel like a bug under a microscope."

She drank. She drank beer. And Whisky. And Wine. Sometimes she couldn't stop drinking. And that made me and your mama fight quite a bit. 

앞서 Opal이 애완견 Winn-Dixie를 통해 아빠 앞에서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처럼, Opal은 그 후로도 Winn-Dixie덕분에 많은 친구들을 사귀게 된다.  개인 도서관에서 일하는 Miss Franny, Gertrude's Pets에서 일하는 Otis, 남동생을 잃은 슬픔을 가진 Amanda 그리고 Opal을 생일 파티에 초대한 Sweetie Pie Thomas, 마녀로 소문이 나있는 Gloria Dump 그리고 Opal을 괴롭히던 bald-headed boys인 Dunlap과 Stevie Dewberry까지 결국 모두 Opal의 좋은 친구들이 된다. 


다음은 책에서 Gloria Dump가 Opal에게 하는 말이다. 오래도록 마음에 새기고 싶은 글이다. 

"The most important thing is different for everyone, "she said.  "You find out on your own. But in the meantime, you got to remember, you can't always judge people by the things they done. You got to judge them by what they are doing now. You judge Otis by the pretty music he plays and how kind he is to them animals, because that's all you know about him right now. All right?"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 도대체 얼마나 될까 싶은데, 왜 우리는 그렇게 다른 사람의 과거를 들먹거리며 판단하려 드는지...

"There ain't no way you can hold on to something that wants to go, you understand? You can only love what you got while you got it."

Opal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위의 문장은 갑작스러운 천둥소리에 놀란 Winn-Dixie가 사라져 낙심하는 O-pal에게 Gloria Dump가 전하는 위로였지만 동시에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는 Opal에게 Gloria 가 간접적으로 전해주는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싶다. 내게는 중의적 표현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Miss Franny가 Opal에게 전해 주는 두 가지 이야기는 정말이지 흥미롭다. Winn-Dixie를 처음에 곰으로 착각한 이유와 남북 전쟁에 참가한 할아버지 이야기인데 그중에서도 할아버지가 개발한 슬픔을 유발하는 사탕 이야기는 정말이지 놀랍다. 문득 Littmus Lozenge를 먹으면 나는 어떤 슬픈 기억이 먼저 떠오를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소설이 끝나 갈 무렵, Amanda Wilkinson의 슬픔을 알게 된 Opal은 아빠에게 왜 진작에 그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냐고 따져 묻는다. 그런 딸에게 아빠가 전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Other people's tragedies should not be subject of idle conversation. There was no reason for me to tell you."

사람은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의 불행에 대하여 어느 정도 쾌락을 느낀다고 한다. 아마도 그것은 그 사람이 반드시 불행을 겪어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그런 불행을 겪고 있지 않은 스스로의 상황에 대한 안도감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이다. 

 

비 오는 날 Winn-Dixie를 영영 잃어버렸다고 생각 한 Opal은, 아무리 찾아도 Winn-Dixie가 나타나지 않자 그냥 돌아가자고 한 아빠에게 몹시 화가 나고 두 부녀는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눈다. 

"You always give up!" I shouted. " You're always pulling your head inside your stupid old turtle shell. I bet you didn't even go out looking for my mama when she left. I bet you just let her run off, too." (중략)
"I tried, " he said. " I tried." Then he did something I couldn't believe. 

He started to cry. The preacher was crying. His shoulders were  moving up and down. And he wa making snuffly noises. 

이 대화는 Opal과 아빠가 서로에게 엄마가 없는 슬픔을 처음으로 분명하게 드러냈던 장면이었고 동시에 치유의 과정이었다. 아빠를 Dad대신 preacher로 칭하고 대답은 늘 Yes, sir로 일관했던 10살 소녀에게 이 대화는 사실 Winn-Dixie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challenge'였을지도 모른다. 

 

아이에게도 들려주고 싶어 번역된 책이 있나 찾아보니 <내 친구 윈딕시>라는 제목으로 2004년에 출판된 책이 있었다. <Because of Winn-Dixie>라는 원제에서 'because of'의 의미가 삭제된 느낌이었다. 원제를 직역하자면 'Winn-Dixie 때문에'가 맞겠지만 '때문에'라는 말은 '탓'처럼 부정적인 맥락에 더 자주 사용되는 느낌이라 차라리 'because of'의 의미를 살려  'Winn-Dixie 덕분에'라고 했음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제목 역시 중의적인 표현이 아닐까? Winn-Dixie store안에서 유기견을 만났으니 Winn-Dixie store덕분이고, 애완견 Winn-Dixie 덕분에 Opal이 아빠와의 오해를 풀고 사랑을 확인하게 되었으며 또한 Winn-Dixie덕분에 좋은 이웃들을 만나게 되었으니 말이다. 

 

토요일은 우리 가족이 아침식사를 한 후 각자 독서가 마무리되면 함께 영화를 본다. 오늘의 영화는 바로 'Because of Winn-Dixie'다. 남편과 아이에게 Littmus Lozenge를 먹으면 어떤 기억이 먼저 떠오를 것 같냐고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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