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일의 공부법(한동일)

 

한동일의 공부법/한동일/EBS BOOKS

 

이 책은 100쇄를 찍은 <라틴어 수업>의 작가 한동일 신부님의 책으로 올여름에 출간된 책입니다. 사실 호칭을 뭐라고 불러 드려야 할지 참 애매한데요. 변호사이면서 교수님이고 천주교 사제이면서 동시에 책을 쓰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스스로를 '공부하는 노동자'라고 칭하는데요. 함축적이면서도 작가의 삶을 가장 잘 아우르는 호칭인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한동일의 공부법>은 EBS class 방송 프로그램의 한 강연이기도 했던 <한동일의 공부법>과 동시에 기획된 책이라고 합니다. 제목은 공부법이지만 '철학'으로 분류돼 더욱 읽고 싶었던 책이었지요. 

 

세상에는 공부법에 관련된 책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소위 '나 공부 좀 했다'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지 책에 열거하느라 바쁘지요. 읽고 나면 '대단하다'라는 네 글자만 마음에 남고 보통은 여운이 남지 않습니다. 저는 그랬어요. 

 

저는 이 책의 제목이 정말 아쉬웠어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한데 제목으로 인해 단순히 공부법에 관련된 책이라고 오인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 우려에서였습니다. 

 

100쇄를 찍은 <라티어 수업>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널리 알려졌지만 <한동일의 공부법>은 <라틴어 수업>을 뛰어넘는 다른 차원의 깊이가 있어요. 단순히 공부법을 나열하는 책이 아니라 살아온 삶을 뒤돌아 보고 삶의 가치관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만드는 책이었어요. 

 

작가님 스스로도 이 책을 두고 <라틴어 수업>보다 더 정성을 들여 쓰신 책이라고 고백하셨지요. 타고난 성품과 가톨릭 사제라는 특수성을 염두 해 두셨을까요. 이 책을 쓰시기 전에 자신에 대해서 얼마나 솔직히 드러내야 하는지 고민이 많으셨다고 해요. 

 

저는 보통 책을 읽고 블로그에 글을 쓸 때 책에 표시해 둔 북마크를 넘겨보며 대강의 줄거리와 유독 다가왔던 구절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요. 이 책은 도저히 그러한 형식을 따를 수가 없었어요. 다시 읽어보며 북마크를 정리해 보려고 해도 더 이상 줄어들지 않았거든요. 

 

 

차마 책의 한 구절만 논하기에는 죄스러운 책이 있다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제 인생의 한 획을 긋는 책이었어요. 내 삶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제 마음을 정화시키는 책이었고 너무나 인간적이지만 동시에 한 구절구절 깊이감이 느껴지는 말씀이었어요. 

 

좋은 책은 나중에 다시 읽고 싶고 나누고 싶은 마음이 당연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내내 ‘ 다 읽자마자 빨리 다시 읽어야지'하는 마음을 느끼게 해 준 책은 이 번이 처음이었어요.

 

이 책을 통해 과연 내 마음은 그리고 내 삶은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를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조급해지고 설레었습니다. 

 

가난과 마음의 상처를 이겨내시고 '승화'를 몸소 보여주신 분, 감히 이 분 앞에서 공부를 논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스스로를 학문의 세계에 몰아넣으셨던 분, 한국인 최초 그리고 아시아인 최초로 바티칸 변호사가 되셨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낮은 자리의 예수님을 닮은 듯 스스로를 낮추시는 분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다른 사람을 위해 쓰시는 분.. 

 

방법이 있다면 이 책의 존재 자체에 대해 정말 감사한 마음을 직접 전하고 싶어요. 

 

'숨 쉬는 동안 나는 공부한다' 

 

제 인생의 선물로 다가온 이 책을 많은 분들에게 권합니다. 

 

Quæ volumus et credimus libenter,

et quæsentimus ipsi, reliquos sentire speramus.

우리가 간절히 원하고 믿는 바,

우리 스스로 느끼는 바를 다른 사람들도 느끼기 바랍니다. 

 

2020/09/03 - [나를 이끄는 힘, 독서!] - 라틴어 수업(한동일)

라틴어 수업(한동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