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끄는 힘, 독서!

모멸감(김찬호, 유주환)

달빛마리 2021. 5. 1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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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멸감/김찬호,유주환/문학과지성사


책 제목과 차례를 살펴보고 홍세화 작가의 <결, 거칢에 대하여>를 읽고 느꼈던 그 감정이 돌아오길 기대했다.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는지 부끄럽다. 같은 사회 비평 에세이라는 범주안에 놓였다는 사실만으로 경험의 폭이 다른 두 작가에게서 같은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다니 말이다.

작가가 두 명인 이유는 김찬호씨가 쓴 글에 모멸감이라는 주제로 유주환 작곡가가 곡을 만들어 챕터별로 음악을 만들었다. 부록 CD 혹은 QR코드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책과 음악을 엮는 참신한 아이디어처럼 보였으나 책의 내용만큼 연주의 호흡도 짧고 음침하다. 식탁 맞은편에서 책을 읽던 9살 딸내미가 엄마는 저런 음악을 들으며 계속 책을 읽을 수 있겠는지 물었다.

무시와 모멸에 관한 구체적인 사례를 싹싹 긁어 모아 펼쳐놓았다.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부정적인 사건과 존재하는 부정적인 단어들의 총집합이다. 깊은 통찰과 사색 그리고 일말의 해결책 혹은 희망을 기대할 즘 그저 무심히 다음 챕터로 넘어간다. 마지막에 나와있는 해결책은 그저 두리뭉슬해서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종류의 책 존재 자체가 반갑다. 타인에게 습관적으로 모멸감을 안겨주는 부류의 사람들이 꼭 한 번은 읽어보았음 하는 책이었다.

모멸감 :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 ; 한국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감정의 응어리

내 생애 최초의 모멸감은 무엇이었고 어떤 사건이었는지 되새겼다. 또한 내가 타인에게 주었던 모멸감은 무엇이었을지 헤아렸다. 아팠고, 부끄러웠다.

니체가 말했다. 인간은 행동을 약속할 수는 있으나, 감정을 약속할 수는 없다고, 그러나 다시 롤로 메이의 말을 되새기며 희망을 품어본다.

Human freedom involves our capacity to pause between stimulus and response and, in that pause, to choose the one response toward which we wish to throw our weight.

" 인간의 자유는 자극과 반응 사이에서 잠시 멈출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
그 잠깐의 멈춤에서,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반응을 선택할 수 있다. "

2020.06.22 - [나를 이끄는 힘, 독서!] - 결, 거칢에 대하여 (홍세화)

결, 거칢에 대하여 (홍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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