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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심윤경)

달빛마리 2021. 4. 2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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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심윤경/한겨레출판

이 책은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으로 심윤경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이 작품으로 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3년 뒤 <달의 제단>이라는 작품을 통하여 제6회 무영문학상을 받았다.  서울대 분자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작가의 이력이 눈에 띄었다. 

 

심윤경 작가의 다른 작품 <설이>를 읽고 '내가 이래서 소설이 읽기 싫어'라고 생각했는데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읽고 '이래서 사람들이 계속 소설을 읽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 속 동구는 내가 아는 사람과 참 많이 닮아있어 그 사람의 어린 시절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그 사람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단어 '지청구'라는 어휘가 이 소설에서 등장할 땐 순간 멈칫했다. 

 

어린 나이에 일찍 철이 들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일이 익숙하고, 할머니가 끊임없이 엄마를 괴롭히는 모습을 보고 자랐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리에서 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어린아이 같지 않았던 그 사람이 꼭 동구 같았다. 

 

과연 이런 아이가 세상에 존재할까?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품겠지만 나는 보았다. 

 

이 소설은 1977년부터 1981년 사이에 있었던 한 가족의 이야기로 시대의 정치상황이 함께 묘사가 되는데 그 흐름이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어찌나 자연스럽게 펼쳐지는지 감탄하며 읽었다.

 

무엇보다 작가의 묘사력과 인물들의 어투 그리고 어른들의 세계를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이 그려지는 세밀한 방식에 '한겨레문학상'이라는 틀이 빛나 보이기까지 했다. 

 

화나고 슬프고 애잔하고 아픈 이 소설은 아주 가끔 따뜻하고 감동적이었지만 책장을 덮고도 아쉽고 먹먹한 마음이 오래갔다. 어린 시절의 나도 소환되고 우리 아이의 마음속은 어떤 독백이 펼쳐질까 궁금했다.

 

동구를 만난다면 꽉 안아주고 하얀 산철죽을 내밀고 싶다. 

 

나는 누군가에게 박은영선생님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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