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끄는 힘, 독서!

나는 후회하는 삶을 그만두기로 했다(쉬나 아이엔가 지음/오혜경 옮김)

달빛마리 2021. 5. 2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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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뜻대로 인생을 이끄는 선택의 심리학

나는 후회하는 삶을 그만두기로 했다/쉬나 아이엔가/21세기북스

앞을 못 보는 인도계 이민자 여성에서 선택 연구의 최고 권위자가 된 컬럼비아 대학교 쉬나 아이엔가 교수의 자전적 심리 에세이라는 책 소개가 흥미로워 고른 책이었다.

나는 빛을 볼 수 없지만, 멈추지 않고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갔다. 마침내 도착한 그곳에는 나처럼 앞을 못 보는 사람도 볼 수 있을 만큼 찬란하게 빛나는 '선택'이 자리하고 있었다.

내가 읽었던 많은 책들 중, 늘 나를 매료시켰던 글들은 결국 후회하지 않을 선택의 중요성을 담아 전해주는 책들이었다. 이 책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에세이라기보다는 데이터를 다룬 심리학 책에 가까웠다.

자유란 무엇일까?
자유는 선택할 수 있는 권리다.
스스로에게 선택의 대안을 만들어줄 수 있는 권리다.
선택의 가능성이 없다면 인간은 인간이 아니다.
그저 도구나 사물에 지나지 않는다.

아치볼드 매클리시 Archilbald MacLeish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자유의지'의 개념이 어쩌면 선택할 수 있는 권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태양의 신 헬리오스에게 태양 마차를 빌린 파에톤의 마지막 모습은 사실 명약관화했다. 그러나 그의 자유의지로 선택한 그의 생은 처참하기 그지없다.

이미 생을 먼저 경험한 부모로서 자식을 바라볼 때 우리는 파에톤을 바라보는 헬리오스의 마음이 무엇이었는지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 인간의 자유를 억압할 수는 없다.

글을 쓰면서 생각이 꼬리의 꼬리를 물어 엉뚱한 사유로 흩어진다. 아이를 키우면서 빼앗긴 자유의 총시간만큼 부모도 고스란히 아이의 자유를 앗아가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책에서 말하는 선택은 자신과 환경에 대해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그러나 실험을 통해 밝혀진 재미있는 사실은 실제로 자신에게 얼마만큼의 선택권이 있는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그보다는 자신에게 얼마만큼의 선택권이 있다고 생각하는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에 의하면 자유는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로 구분된다고 한다. 소극적 자유는 freedom from 즉 '~로부터의 자유'라는 개념이고 적극적 자유는 freedom to 즉 '~으로의 자유'라는 개념이다.

이 둘은 언제나 함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택으로부터 온전한 혜택을 누리려면 이 두 가지 의미에서 모두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이다.

아이가 과자를 먹도록 허락받았더라도 과자 그릇이 높은 선반에 놓여 있어 손이 닿지 않으면 과자를 먹을 수 없다는 것이 그 좋은 예다.

다른 또 흥미로운 연구는 선택의 여지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시간과 노력의 측면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 우선시되어야 하는 과제는 무엇일까? 바로 나 자신이 누구인지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철학책을 읽기 전에는 고대 그리스 델포이의 아폴로 신전 현관 기둥에 새겨졌다는 유명한 말 '너 자신을 알라'의 의미가 그렇게 함축적이고 묵직한 철학적 반성인 줄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개인적인 경험상, 나의 지나 온 발자취를 더듬어 행적을 살펴보면 내가 누구였는지 어느 정도 가늠이 되고 내가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이 어떤 존재인지 사유하다 보면 또 희미하게나마 나 자신이 그려진다.

우리가 가진 능력보다 진정한 우리를 훨씬 잘 보여주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다.
조앤 K. 롤링 Joan K. Rowling

작가 플래너리 오코너가 한 말처럼 어쩌면 나 역시 내가 무엇을 아는지 발견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그녀의 말을 인용해 "나는 내가 누구인지를 발견하기 위해 선택한다"라고 전했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벤 스타인도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결정하는 것이다.
벤 스타인 Ben Stein

(It sounds so typical but in this context, I want to leave the following poem written by Robet Frost at the conclusion of this writing.)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Robert Frost, The Road Not Taken 중


우리가 삶의 매 순간마다 어떤 선택을 할지는 철저히 우리의 몫이다. 다만 책 제목처럼 후회하는 삶을 그만두려면 선택의 범주는 오히려 좁아진다.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알고 그 빛을 향해 발걸음을 떼는 것, 그것이 내 뜻대로 인생을 이끄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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