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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에 반응하지 않는 연습(구사나기 류슌, 류두진 옮김)

달빛마리 2021. 7. 2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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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에 반응하지 않는 연습/구사나기 류슌/위즈덤하우스

지난 두어 달 동안 마음이 말 그대로 쑥대밭 같았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달래 보려고 노력했고 이 책이 큰 도움이 되었다. 책은 계속해서 읽어 나갔지만 글쓰기는 읽는 속도만큼 이어나갈 수 없어 겨우 드문 드문 글을 썼다.

구사나기 류슌이라는 일본 스님이 쓰신 책인데 실천 편과 함께 꽤나 알려진 책이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많은 도움을 받아 결국 구입했다.

홍창진 신부님의 책 <괜찮은 척 말고, 애쓰지도 말고>에도 똑같이 인용된 붓다의 말씀이 실려 있었다.

괴로움이 무엇 때문에 생기는지를 이해하라.
괴로움을 불러내는 것은 쾌(기쁨)를 원해 마지않는 '바라는 마음'이다.

삶에는 괴로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괴로움에는 원인이 있다.
괴로움은 제거할 수 있다.
분명히 괴로움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붓다

마음의 반응이야말로 인생의 괴로움이며 고민을 초래하는 원인이라고 밝힌 작가는 매일 실천해야 하는 단 한 가지가 바로 '헛되이 반응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아침에 우연히 2년 전에 쓴 독서노트를 뒤적거리다가 같은 맥락의 글을 발견했다.

인간은 일어난 사건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자신의 의견때문에 고통을 느끼는 것이다.

by 그리스 철학자 에픽테투스

자신 외에는 아무도 기분 상하게 만들지 않는다.
기분 상하거나 불쾌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반응에 달려 있다.
사실 감정은 우리의 반응일 뿐이다.

by 철학자 디오게네스

최근에 끝낸 로버트 그린의 <인간 본성의 법칙>에서 새롭게 다가 온 '망상'의 개념이 나를 사로잡았는데 이 책에서 다시 한번 언급된 '망상'에 관련된 이야기가 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거울의 역할을 톡톡히 해 주었다.

나의 생각이 곧 사실이라고 착각했던 순간이 얼마나 비일비재했던가? 불교에서는 단정 짓기, 선입견, 일방적인 기대와 요구 같은 판단을 모두 일종의 '집착'이라고 본다.

사람을 괴롭히는 판단에는 '자기는 훌륭하다' 혹은 '옳다', '뛰어나다'며 지나치게 긍정하는 마음이 수반되는데 불교에서는 이런 심리를 '만(慢)'이라고 부른다.

'만(慢)'에 빠지면 잠시 동안은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지만 이는 곧 교만, 오만, 자부심, 우월감으로 변모해 불만이나 자만을 초래하고 스스로 손해를 입히게 된다고 한다.

사람들 사이의 다툼은 항상 이런 '만(慢)'과 '만(慢)'의 부딪침인데 '내가 옳다'고 확인하려는 것이 언쟁하는 사람들의 심리라고 한다. '내가 옳다'라는 생각은 인정받고 싶은 욕심 '만(慢)'이 작용하는 것이고 의견이 부딪치면 자기 자신이 부정당한 기분이 들어 분노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자신감이 없는 사람일수록 화를 잘 내는 경향이 있고 이런 정신 상태는 '망상'과 '만(慢)'이라는 비합리적 발상에 사로잡힌 상태라는 것은 용어만 다를 뿐 여러 심리학 서적에서도 유사하게 언급되는 이론이었다.

망상에서 손쉽게 빠져나오는 비결로는 망상하고 있는 상태와 망상 이외의 상태를 구별하는 것이라고 했다. 구별을 위해 의식하는 연습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망상의 상태에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이었다.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내 자신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감사한 순간이기도 했다.

책에서 발췌 해 독서노트에 옮겨 놓은 글귀를 나누며 글을 마무리한다.

인생을 즐기는 것은 마음을 절약하는 일이다.
망상 시간을 줄이면, '행복의 총량'이 늘어난다.
지금 내 모습은 좋고 나쁨으로 판단할 수 없다.
인생은 늘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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