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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합본판 (이윤기)

달빛마리 2021. 6. 2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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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이윤기/웅진 지식하우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첫 출간 20주년을 기념하고 심장마비로 갑자기 돌아가신 이윤기 작가의 타계 10주기를 기리기 위해 다섯 권의 시리즈를 한 권으로 묶은 특별 합본판이 나왔다. 시리즈 다섯 권의 내용과 새롭게 추가한 도판 자료 220여 점을 수록해 1200페이지 가량의 양장본이 만들어졌다.

대학 때 철학 강의를 듣던 중 수업이 지루해질 때쯤 교수님께서 종종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그것을 계기로 신화를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리즈 5권까지 모두 읽지 못한 채 한참을 잊고 살다가 합본판의 소식을 알게 되었다.

총 5주에 걸쳐 읽어 내려갔다. 워낙 신들의 계보가 복잡하고 다양하며 이름이 어려워서 메모를 하며 읽어야 했다. 예전에 읽었던 내용이 떠오를 땐 쉽게 쉽게 읽히고 어떤 신화는 반복해서 읽어야 겨우 계보를 맞춰 나갈 수 있었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5권 합본판

1200페이지 분량의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하는 막막함이 있어서 사실 글 쓰기를 주저했다. 책을 읽으면서 표시해 둔 수많은 북마크들을 어떻게 연결시켜 이야기를 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막막했다.

그러나 내가 신화를 읽고 배운 수많은 삶의 진리들 중 하나는 '위대한 시작'을 위한 발걸음을 떼야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이었다.

방대한 신화의 내용을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신화를 읽은 후 나의 생각은 간단히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신화를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가 독자에게 무엇을 바라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윤기 작가는 신화를 읽는 것은 내 마음속 신전을 찾는 일이라고 했다. 특히나 그는 5권 들어가는 말에서 "나는 특히 좌절을 경험하는 젊은 독자들을 향하여 활을 겨누듯이 겨냥하고 쓴다."라고 밝혔다.

신화를 읽었을 뿐인데 그에게서 상처를 위로받고, 앞으로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어떤 방향키를 어떤 마음으로 다시 잡아야 하는지도 배웠다.

소설가이면서 번역가로도 왕성하게 활동했던 그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특유의 개성이 있다. 그래서 빨려 들어가 듯 더욱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수많은 영어 단어의 어원이나 역사 이야기를 통해 지적인 갈망을 채워주셨을 뿐만 아니라 신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는 통찰까지 주셨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고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다'에 그치지 않고 내 삶의 금양 모피를 어떻게 찾을 것인지 처절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를 가로막는 흑해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언제, 어떻게 건너갈 것인지도 구체적으로 적었다.

금양 모피를 찾는 것 자체가 전부가 아니라 두려움을 버리고 우선 '위대한 시작'을 위해 첫 발걸음을 떼야한다는 사실과 금양 모피를 찾아가는 과정안에서 어떻게 (Good & New)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아이도 평소에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를 즐겨 읽기에 같은 내용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또래에 비해 글밥이 많은 책을 읽는 편이긴 하지만 엄마가 읽는 굵은 책이 인상적이었던지 도서관에서 볼륨이 두꺼운 책을 스스럼없이 집어 드는 모습도 참 대견했다.

그의 책을 전하기에 내 언어의 한계가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감히 그의 표현을 복사하듯 붙여 넣기도 싫었다. 이윤기 작가만의 독특한 신화 해석이 궁금하신 모든 분들과 삶의 방향키를 잃고 혼란스러워하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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