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소설]Go as a river (흐르는 강물처럼) by Shelley Read

Go as a River by Shelley Read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순간, 나는 한동안 그 자리에 가만히 머물렀다.
이 책의 제목, Go as a river는 주인공 Victoria에게 그녀의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인 Wil이 했던 말이다. 강물처럼 흘러가라는 말은 내게 ’애써도 바꿀 수 없는 상황은 거스르지 말고 대신 네가 할 수 있는 옳은 일을 하라’는 것처럼 들렸다.
책에서도 비슷한 뉘앙스의 문장이 나온다.

Right or wrong, my next step lay before me, and I tried my best to trust it.

흘러가는 강물은 돌부리에 걸려 멈추기도 하고, 누군가에 의해 방향이 바뀌기도 하며, 때로는 가슴을 아리게 할 만큼 맑고 깊게 흐른다. 주인공 Victoria는 그런 강의 주인이다. 아니, 어쩌면 그녀 자신이 곧 강일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잃는다. 사랑을, 가족을, 그리고 삶의 방향을… 하지만 이 이야기는 단순히 상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녀는 Go as a river처럼 자연스럽게 그녀의 삶을 스스로 채워 나간다. 아버지가 물려준 복숭아나무의 뿌리처럼 강인하게 뿌리를 내리고 해야 할 일을 하며 강물처럼 흘러간다.

살다 보면 삶의 고통은 날 강인하게 만들어 준 하나의 경험이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날이 온다. 그래서일까? 다음의 문장이 내 마음에 와서 콕 박혔다.

But loving Wil had peeled back my armor of timidity, and Baby Blue had taught me my strength.

사랑했던 Wil은 Victoria에게 용기를,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는 그녀에게 강인함을 가르쳐 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슬픔을 나누지 못하는 Victoria에게 친구 Zelda가 전한 말이 있다. 누군가 나에게 전해주는 말처럼 들려 기억에 남는다.

Carrrying your sorrows all alone isn’t strength, V. It’s punishment, plain and simple. Whatever happened to you, you’ve got to stop blaming yourself.

모든 슬픔을 혼자 짊어지는 건 강함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내리는 벌이라는 것, 무슨 일이 일어났든 자신을 탓하는 것을 그만두라는 충고였다.
어찌 보면 혼자 많은 것을 껴안고 사는 사람들에게 주는 작가의 따뜻한 위로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책의 말미, 자신의 아들에게도 전해주고 싶다고 했던 Victoria의 독백이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살아오면서 다가오는 일들을 기꺼이 마주하려 했고, 언제나 옳은 일을 하려고 노력했다는 것, 그리고 ‘되어 간다 ‘는 것에 대해 알게 된 점은 ‘그것이 꽤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는 점이라고 전했다.

I had lived my life willing to face what came to me, and that I’d always tried to do the next right thing.
I would explain that what I had learned most about becoming is that it takes time.   

그녀는 Will이 가르쳐준 대로 강처럼 살아보려 애썼지만 그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말을 덧붙였다.  

나를 만드는 것은 결국 내 앞에 펼쳐진 몇 개의 장애물이 아니라 내 주변의 모든 것에 의해 형성된 일이었다는 것, 두려움이 많은 마음속에서도 미약하지만 용기를 느끼고 앞으로 나아가는 Victoria의 회복력을 기억하고 싶었다.

그러니 거스르지 말고,
너무 애쓰지 말고,
그냥 흘러가라는 것…

우리의 강도, 결국 바다에 닿을 것이기 때문에…

인생의 강가에 잠시 멈춰 선 누군가에게 이 책을 조심스레 추천하고 싶다.
Go as a Ri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