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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Year of Billy Miller(Kevin Henkes)

The Year of Billy Miller 지인께서 아이에게 읽어주면 좋을 거라고 추천해 주셔서 읽게 된 작품이다. 뉴베리 아너상을 받은 작품으로 새 학기를 맞이하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읽기에 참 적당한 책이다.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주인공 이름은 이제 막 2학년이 된 Billy 한 아이의 평범한 일상을 참 따뜻하게 그려 낸 작품이다. 오랜만에 책에 소개된 많은 인물들 중에서 누구 하나 평범함을 벗어나는 캐릭터가 없어서 오히려 좋았다. 아이들 책이라도 자극적인 요소로 몰입을 얻어내기 위해 작가가 인위적인 장치들을 만들어 낼 때가 있다. 슬픔이나 기쁨의 감정을 의도적으로 연출하는 장면이 느껴지기도 하고 개연성이 쉽게 예측돼 책을 읽는 즐거움이 덜할 때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이 모든 것을 ..

잊혀진 질문(차동엽 지음)

'내 가슴을 다시 뛰게 할 잊혀진 질문' 이 책을 쓰신 차동엽 신부님은 대중들에게 베스트셀러 의 저자로 잘 알려진 분이다. 40여 권의 책을 집필하시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 주셨는데 안타깝게도 2019년 61세에 병환으로 돌아가셨다. 은 삼성의 창업주 故 이병철 회장이 타계하기 한 달 전, 故 박희봉 신부님께 건네 졌던 24개의 질문지를 정의채 몬시뇰을 거쳐 차동엽 신부님이 답한 내용을 모아 출간된 책이다. 얼마 전 같은 질문지에 대한 故 이어령 작가의 대답을 엮어 라는 책이 출간되기도 했다. 2022.03.18 - [나를 이끄는 힘, 독서!] - 메멘토 모리(이어령 지음/김태완 엮음) 메멘토 모리(이어령 지음/김태완 엮음) 삼성 고 이병철 회장이 1987년 타계하기 전 절두산 성당 박..

메멘토 모리(이어령 지음/김태완 엮음)

삼성 고 이병철 회장이 1987년 타계하기 전 절두산 성당 박희봉 신부님께 보낸 질문지를 정의채 몬시뇰 신부님을 거쳐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차동엽 신부님이 받으셔서 이라는 책을 통해 답하신 적이 있다. 사실 고 이병철 회장은 정의채 몬시뇰 신부님을 만나기도 전에 갑작스레 돌아가셨다. 김태완 기자가 같은 질문을 이어령 작가에게 물었고 그 대답을 엮어 가 출판되었다. 책을 읽어보니 엮은이가 차동엽 신부님의 책조차 읽지 않은 모양이다. 고 이병철 회장의 질문지를 정의채 몬시뇰 신부님이 답하셨다고 적어 놓았다. 도 그렇고 도 그렇고 병중에 계신 분을 인터뷰하면서 제2의 을 의도적으로 연출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내가 엮은이라면 독자를 위해 한평생 무신론자였고 오히려 기독교를 비판하는 입장에..

The Book Thief(Markus Zusak)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남긴 2차 세계 대전을 다룬 영화나 소설을 보면 유대인을 학살하는 나치 독일의 모습을 다룬 것이 대부분이다.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유대인 출신들이 미국의 문화계와 경제를 장악하면서 전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유대인의 관점에서만 만들어진 책과 영화를 만들어 배포하는 것이 실상이라고 한다. 영어 원서 읽기 코너를 통해 이곳에서 소개한 몇 권의 책도 배경 국가만 다를 뿐 나치 독일이 어떻게 유대인을 학살하는지 그 참혹한 현장을 직, 간접적으로 묘사한다. (혹은 일본이 식민지 국가를 어떻게 다루는지와 함께) 2020.04.24 - [영어 원서 읽기의 즐거움 :)] - 영어 소설 Number the stars (Lois Lowry,별을 헤아리며) 영어 소설 Number the ..

2021 제44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히는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었다. 요절한 천재 작가 '이상'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자 매년 중단편 작품 중 가장 우수한 작품을 선정한다. 그러나 문학사상에서 선정된 작품의 저작권을 3년간 양도한다는 계약 조항 때문에 일부 수상 작가들이 이상문학상을 거부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의 최은영 작가 역시 이상문학상을 거부한 적이 있다. 대상 수상작으로는 이승우 작가의 이 소개되었고, 결말이 아쉽긴 하지만 흥미로웠던 그의 자선 대표작인 도 함께 소개되었다. 외 5편이 실렸는데 난 개인적으로 천운영 작가의 라는 작품이 제일 마음에 다가왔다. 수상한 모든 작가가 그러하듯 섬세한 표현력은 기본이고 특히나 는 억지스럽거나 희미하지 않은 결말, 시대상을 반영하면서 가족을 ..

The Midnight Library(Matt Haig)

지난달, 다이어리 한 모퉁이에 이런 짧은 글을 적었다. '왜 동기부여가 되는 소설은 흔치 않을까? 읽는 순간 감정을 느끼고 기억 속에서 희미해지는 드라마 같은 소설은 아쉽다. 마음을 움직여 철학처럼 삶을 움직이는 소설일 수는 없을까? 결국은 타인의 이야기일 뿐, 그 안에서 나를 움직이는 힘을 찾을 수는 없을까? 위인전이 아닌 소설에서 롤모델을 찾을 수는 없을까?' 그때 기적처럼 우연히 만난 책이 바로 였다. 사실 대형문고에서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코너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여러 차례 보았으나 비슷비슷한 표지와 유사한 뉘앙스를 풍기는 다른 책들과 묶여 있어 오히려 흥미가 떨어졌다. SUNDAY EXPRESS의 추천사처럼 'Gets to the heart of what matters in life'를 그대로..

사람, 장소, 환대(김현경)

한 마디로 표현하면 나를 압도해버린 책이었다. 프롤로그부터 몰입시켜 작가의 세계로 나를 가차 없이 끌어당겼다. 작가는 대학에서 인류학을 가르쳤고 이 책이 그러하듯 학술논문에도 대중적인 에세이에도 속하지 않는 새로운 글쓰기 형식을 실험하는 중이라고 한다. 나는 왜 태어났고 왜 살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삶의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희미하게 풀릴 무렵 작가는 내게 다른 고민을 던져 준다. 우리는 어떻게 이 세 상에 들어오고 사람이 되는가?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에 이 세상에 받아들여진 것인가, 아니면 이 세상에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사람이 된 것인가? 적대적인 타자를 환대하는 것은 가능한가? 제목 그대로 사람, 장소 그리고 환대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아렌트와 고프먼의 연구를 참조하며, 상호..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김정운)

지난달 중순부터 벌써 3번째 읽고 있는 는 한마디로 내게 굉장히 영감을 주는 책이다. 철학과 심리학을 일상으로 끌어들여 재미있게 풀어내고 작품 속 곳곳에서 만날 수는 압축된 하이쿠는 시를 읽는 설렘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게다가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들과 자연 풍경을 담은 사진들은 보는 순간마다 '나도 그리고 싶다', '나도 그곳에 있고 싶다'라는 마음을 들게 한다. 작가 김정운은 독일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문화심리학자로 명지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를 읽고 교수직을 스스로 내려놓는다. 자신이 내린 충동적인 선택을 두고두고 후회했다고 고백할 땐 기대하지 못했던 웃음을 주기도 한다. 학교를 떠난 후 그의 다음 행적은 돌연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화를 전공한다. 그것은 그의 어릴 적 희미한 꿈이 실현되는 시..

The Great Gatsby(F. Scott Fitzgerald)

어린 시절 어머니의 강력한 지지로 작가가 된 Francis Scott Key Fitzgerald(1896-1940)는 비운의 작가다. 죽기 전까지 스스로를 실패한 사람이라고 여길 정도로 작품들이 성공하지 못했고 사랑하는 아내 Zelda의 정신병으로 인해 결국 각자의 삶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그가 죽고 나서야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거듭났다. The Great Gastsby 속 Gastby와 Daisy는 흡사 Fitzgerald와 그의 아내 Zelda와 많이 닮아있다. 사랑해도 부와 명예를 갖추지 못한 남자를 인내할 만한 여인들이 못 되었고 어느 정도 성공한 후에서야 그 사랑을 받아주었다는 점에서 말이다. 사치스럽고 화려한 삶을 살다가 경제적인 곤궁에 빠진 작가가 그린 Gatsby는 자신의 삶을..

공부의 힘(노태권)

중졸 아들을 서울대에 합격시킨 공부의 힘 여러 가지 공부 계획을 세워 놓고 자신이 없었다. 나처럼 중년에 새롭게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도 있을까 싶어 검색을 하다 알게 된 책, 사실 공부에 관련된 책이라면 읽을 만큼 읽었다 :) 이제 대리만족은 그만하고 시작만 하면 되는 딱 그런 시점이었는데 전혀 기대감 없이 읽어서일까? 그 어떤 책 보다 강력한 동기부여가 됐다. 시간이 없어서, 여유가 없어서 공부를 못한다고 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런 이유들은 단지 핑계일 뿐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책이었다. 작가도 정말 경이로운 분이지만 그의 아내는 더욱 대단했다. 마치 현대판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를 보는 기분이랄까.. 노태권 작가는 난독증으로 중학교를 졸업하고 막노동으로 생계를 어렵게 이어나가던 사람이었다. 첫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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