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생 김지영>은 한국 사회에서 워낙 이슈화된 작품이라 이미 내용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이미 몇 챕터를 읽었기 때문에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읽었을 때 아쉬울 문체가 아님을 확인했다.
1978년생 조남주 작가가 1982년생 김지영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삼았다. 이름에서도 느껴지듯이 그 시대의 가장 흔한 이름을 붙여 김지영의 삶이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정도 일반화되고 보편화된 여성들의 삶임을 보여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문학은 사람들마다 견해의 차이가 있을 뿐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는 영역인데, 한 편의 소설을 두고 왜 그렇게들 날을 세워야만 했을까? 게다가 몇몇 요소를 제외하고는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사실에 가까운 이야기들이라 오히려 내게는 문학의 맛이 느껴지지 않아 심심했다.
흔히 주변에서 듣고 겪었던 일상에 가까운 이야기, 적당히 묻어두고 갔으면 좋았을 사람들에게는 그리도 불편한 이야기였을까?
지영과 남편 대현의 대화에서처럼 집안일이나 자녀 양육을 공동의 일로 생각하지 않고 ‘도와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실 내 주변에도 적지 않다.
“Help out? What is it with you and ‘helping out?’ You’re going to ‘help out’ with chores. ‘Help out’ with raising our baby. ‘Help out’ with finding me a new job. Isn’t this your house, too? Your home? Your child? And if I work, don’t you spend my pay, too? Why do you keep saying ‘help out’ like you’re volunteering to pitch in on someone else’s work?”
몇 년 전 우리 단지 안에서 거의 매일 조용히 놀이터 주변에서 유모차를 끄는 젊은 남자분이 있었다. 전해 듣기로는 부부가 번갈아 가며 육아휴직을 하는데 남자분이 육아를 시작하면서 우울증을 심각하게 앓고 계신다고 했다.
산후 우울, 육아 우울은 사실 흔하디 흔하다. 그런 상황에 놓이면 여자 남자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가 박탈된 개인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이 영화를 보면 젊은 여성들이 결혼 혹은 출산에 회의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환상을 깨는 현실의 적나라함이 영화를 통해 오감으로 전달될 테니 말이다.
함께 있어도 숨 막히지 않는 사람과 살고 있어 새삼 고마웠다. 적어도 우리 아이는 엄마와 아빠의 역할이 불평등한 구조안에 놓여 있지 않음을 경험으로 알고 있으니 말이다. 더 나아가 엄마의 바람으로 우리 아이의 미래 배우자 역시 지금 어디에선가 그러한 문화에서 자라고 있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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