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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지구는 없다(타일러 라쉬/알에이치 코리아)

달빛마리 2021. 1. 2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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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지구는 없다/타일러 라쉬/알에이치 코리아

출판사 제공 카드 리뷰를 참고하자면, 전 세계 수십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코로나 19, 82명의 사상자를 낸 일본의 기록적인 폭우, 4000만 명 이재민을 발생시킨 중국의 홍수, 6월 한 달 628명을 사망케 한 카자흐스탄 폐렴 등 이 모든 재난의 배경에는 기후위기가 있다고 한다. 

 

인류가 이대로 지구를 사용하면 2050년에는 해수면 상승으로 전 세계 여러 해안도시가 물에 잠긴다. 허리케인은 더욱 막강해지고 가뭄과 산불 같은 재해는 그저 일상이 될 거라는 예측이다. 

 

우리에게 미국 출신 방송인으로 알려진 타일러 라쉬가 WWF(세계자연기금)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품어 온 꿈을 이 책에 담았다. 그의 꿈은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방송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도 재미없다는 이유로 편집되거나 빨리 감기로 풍자의 대상이 되기 일쑤였다고 고백한다. 비록 환경 전문가는 아니지만 지구의 상황이 절박하기 때문에 작은 용기를 내보는 것이라고도 했다. 

 

환경문제를 다루는 책인만큼 친환경 콩기름 잉크를 사용해 인쇄를 하고 FSC 인증 종이를 사용했다고 한다. (FSC 인증은 산림자원 보존과 환경 보호를 위해 국제산림관리협의회에서 만든 산림 관련 친환경 국제 인증으로 환경, 사회,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을 보증하여 책임 있는 관리를 촉구하고 관리된 나무를 선택해 숲가 야생 동물을 모두 보전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가 전해주는 이야기에서 가장 답답했던 현실은 우리나라가 화석 연료 대신 재생에너지를 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자력 에너지가 값싸다는 이유로 원자력 발전소를 짓는 것이었다. 알다시피 원자력 발전소는 사용기한이 정해져 있고 발전소를 닫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혹시 일본처럼 사고라도 생기면 방사능 유출과 그로 인한 땅과 바다의 오염 그리고 그 오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치명적인 질병은 그대로 우리에게 돌아온다. 

 

일본에서 방사능이 유출되었을 때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캐나다의 한 바닷가에서도 세슘이 검출되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리고 현재 일본은 비용상의 문제로 방사능 폐기물을 바다에 흘려보내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일본의 입장은 해수와 섞여도 좋을 만큼 정화를 했다는 주장이지만 전문가가 아닌 내가 보기에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그 신문기사를 읽고 몹시 분노해 미국이 자본으로 북한을 고립시키는 것처럼 만약에 정말 일본이 그런 짓을 저지르면 전 세계가 하나가 되어 일본을 고립시키겠다고 압력을 넣을 수는 없을까? 생각한 적도 있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중국 사이에 낀 지리적 위치로 인해 방사능 오염과 미세먼지(발암물질)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미세먼지는 말할 것도 없고 일본에서 잡아들인 물고기들은 우리나라 전국의 어딘지 모를 횟집으로 배송된다. 세슘 이외에 플루토늄, 스트론튬 등의 방사성 물질도 그 유해성이 심각하지만 우리나라는 기준치조차 없다.

 

어제 (1.28) 날짜 기사에는 폐로가 추진되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 전의 2,3호기 원자로 건물 5층 부근에 노출되면 1시간 이내 사망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방사선이 방출되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되었다. 사실 2013년부터 일본산 수입 수산물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필요했는데 기준치만 초과하지 않으면 안전한 것처럼 둔갑되어 수입되어 사람들 밥상에 고스란히 올려졌다. 그러나 세슘은 극 소량만으로도 우리 몸에 해롭다. 

 

사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성 물질 오염이 지금까지도 남아있기 때문에 일부 유럽산 식품이나 물건을  구입할 때 각별히 조심해야 하는데 일본산은 말할 것도 없다.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자연스럽게 먹거리와 환경에 민감해졌지만 그럴 때마다 나 혼자 계란으로 바위 치는 기분이었다. 주변 지인들에게 gmo식품, 방사능, 미세먼지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해도 돌아오는 시선은 '그런 거 다 따지면 뭐 먹어' '미세먼지 느낌도 없는데 혼자 왜 그래' ' 다 그렇게 사는 거지 유난스럽게' 이런 식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타일러와 동질감을 느꼈다.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사실 용기가 필요하다. 튀지 않아야 하는 문화적 특성을 거스르고 무엇이 옳다고 말할 때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과 눈총을 견뎌내는 용기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타일러는 참 용기있는 사람이다. 타일러가 원자력 발전소를 계속 짓는 우리나라를 걱정하는 의견을 표출하자 '너희 나라로 돌아가버려'라는 악플이 달렸다고 한다. 그는 왜 사람들이 메시지의 본질은 보지 못하고 메신저만 공격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내가 더 부끄러웠다. 

 

사실 인류의 환경을 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삶의 터전이다. 기후 위기는 우리가 만들어 낸 재앙이기 때문에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회사의 제품을 소비해야 하고 우리가 자연의 일부임을 매 순간 잊지 말아야 한다. 

 

200쪽 남짓한 작고 얇은 책이지만, 읽는동안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고 내가 행하는 노력들이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파타고니아 옷을 꺼내 입었다. 투박하고 거칠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대표적인 기업 파타고니아의 수장, 이본 쉬나드의 철학을 되새기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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