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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1학년 공부, 하브루타로 시작하라(전병규)

달빛마리 2020. 8. 2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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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1학년 공부, 하브루타로 시작하라/전병규/21세기 북스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고수하는 나만의 철학이 몇 가지 있다. 그러나 가끔 아이를 나의 소유물이라고 착각 해 욕심이 나고 흔들릴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책에서 조언을 구한다. 사실 제목을 학년별로 구분하는 책은 학부모를 유혹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일 거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후 조금 더 일찍 이 책을 알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다.

 

처음 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를 둔 부모님들이 미리 알아두면 좋을 값진 조언들이 가득하다. 아이를 '공부'라는 굴레에 가두지 않기 위해서 의식적으로 노력했던 많은 순간들이 있다. 취학 전부터 한글, 영어, 수학 공부에 시달리는 주변 아이들을 보면 그저 안타까웠다.

 

아기였을 때부터 한글책 영어책 구분하지 않고 많이 읽어주었지만 문자 교육은 일부러 피했다. 자연스럽게 한글을 깨쳐 읽고 쓰는 아이를 보면서 내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했고 알파벳이나 파닉스에 열을 올리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초등학교 입학부터 난항을 겪어야 했던 8살 아이들의 교육은 사실 온전히 엄마들의 몫이 되었다. 일주일에 2번 2시간 50분 동안 학교에 머무르면서 등교한 날도 역시 교실에서  EBS로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 몹시 불편했다. 

 

결국 교과서를 펼쳐 엄마가 가르쳐야 했고 그 과정에서 아이가 수학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전 지식 없이 어른의 눈으로 아이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엄마는 답답했고 아이는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이제 겨우 한 학기를 마쳤는데 아이 입에서 '수학이 힘들어요'라는 말을 듣게 되니 더욱 안타까웠다. 

 

도서관을 뒤져 초등 수학에 관련된 여러 책을 읽었다. 물론 일부 참고할 만한 내용은 있었지만 우리 아이에게 적합한 방법은 아니었다. 더욱이 선행학습 개념은 거북했다. 

 

그렇게 여러 책 사이에서 헤매다가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사실 유대인의 하브루타 교육에 대해서는 수년 전에 관련 서적을 여러 권 읽어서 이미 알고 있었지만, 지금 딱 이 시점에 우리 아이에게 적용해 볼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책의 작가는 두 딸의 아빠로 현직 초등교사이면서 하브루타 전문가이다. 그는 초등학교 1학년이 평생 공부의 기초를 쌓는 중요한 시기라고 전하며 다음의 4가지를 강조했다. 

  1. 자기 자신을 믿는 '자기 효능감'
  2. 공부가 즐겁다고 생각하는 '공부 정서'
  3. 매일 꾸준히 깊고 느리게 예습, 복습하는 올바른 '공부 습관'
  4. 집중하고 읽고 이해하고 생각할 줄 아는 '공부 기본기'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사항들이 쉽게 인지되는 순간이었다. 그럼 어떻게 하브루타로 공부 역량을 키울까? 우선은 설명을 듣고 외우는 방식으로 공부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질문하고 대화하는 방법으로 아이의 생각을 키워주는 것이다. 여러 가지 방법이 제시되었는데 그중에서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를 눈여겨보았다. 

  • 정답식 공부가 아니라 열려 있는 질문을 던지기
  • 100점 지향이 아닌 '성장 지향'
  •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아이를 믿어주기

무엇보다 이 책에서 제시된 '올바른 칭찬하는 방법'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썼던 블로그 글에서 경험상 결과에 초점을 둔 칭찬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지양되어야 한다는 점을 밝혔는데 작가도 그 점을 바람직하지 않은 칭찬으로 분류했다. 

 

다음은 작가가 제시 한 바람직하지 않은 칭찬과 바람직한 칭찬의 종류다.

<<바람직하지 않은 칭찬>>
1. 특성 칭찬 : 특수한 성질, 타고난 능력으로 칭찬
대표적인 것이 아이에게 '똑똑하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2. 결과 칭찬 : 일어난 일의 결과만을 가지고 칭찬
"100점을 받다니 대단해."

<< 바람직한 칭찬>>
1. 사실 칭찬 : 일어난 사실을 있는 그대로 칭찬
"숙제를 참 정성 들여 열심히 하는구나"
"방이 깨끗해졌구나."

2. 과정 칭찬 :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했던 과정을 칭찬하는 방법
"매일매일 조금씩 꾸준히 노력한 덕분이구나."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포기하지 않았구나."

3. 질문 칭찬 : 아이가 자신의 노력에 대해 스스로 되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도록 질문함으로써 우회적으로 칭찬
" 준비하는 동안 어려움은 없었니?"
" 정말 최선을 다해 공부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는데, 지금 어떤 생각이 들어?"

이렇게 올바른 칭찬을 하면 아이는 점점 타인을 만족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다. 엄마 품을 떠난 어린아이들이 얼마나 선생님의 칭찬을 기대하는지 모른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선생님도 부모도 일어난 결과를 가지고 칭찬했을 가능성이 높다. 

작가는 이 책에서 '하브루타로 하는 놀이'도 소개했는데 내가 가장 큰 도움을 받은 대목이기도 하다. 친구들이랑 한참 뛰어놀아야 하는 나이인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학교가 아닌 곳에서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다. 학원도 다니지 않으니 현실은 더욱더 안타깝다. 

 

작가가 소개한 놀이를 통해 아이가 까르르 웃는 소리를 듣고 있자면 정말 행복하다. 무엇보다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에서 숫자와 친숙해지고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공부가 지루하고 힘들면 한국에서는 12년 동안의 학교 생활이 고달프다. 꼭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아니라 공부를 즐기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부모님들과 현직에 계신 선생님들께 꼭 추천하고픈 책이다. 

2020/08/09 - [나를 이끄는 힘, 독서!] - 초등공부, 독서로 시작해 글쓰기로 끝내라(김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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