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4

명상록(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박문재 옮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제국의 16대 황제이면서 스토아 철학자였다. 은 그가 전장에서 10여 년에 걸쳐 쓴 철학 일기다. 문학적인 형식과는 거리가 멀고 라는 명칭으로 불렸다가 17세기에 와서 이라고 붙여졌다. 어떤 장르에 국한되지는 않지만 이 글을 쓴 목적은 마르쿠스가 자신의 내면 깊은 곳의 생각들을 살펴보고, 지금의 상황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최선의 삶인지를 자기 자신에게 충고하기 위해 쓴 것이라고 한다. 스토아 철학자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고 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보면 그가 스토아학파와 첨예하게 맞섰던 에피쿠로스 학파가 사용하던 개념들도 기꺼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그는 스토아학파의 철학을 따르면서 거기에 기반해서 여러 철학 학파의 사상들을 폭넓게 인정한 황제이자 철학자라고 할 수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Socrates Express(에릭 와이너 지음/김하현 옮김)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자마자 제목에 이끌렸다. '철학자의 이름과 익스프레스가 도대체 어떤 연결성이 있는 거지?'.. 찰칵! 사진으로 겉표지를 담아 읽을 책 목록에 담아두고는 그렇게 한참을 잊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와 생각해 보면 오히려 이 책을 12월 연말에 읽을 수 있어 감사했다.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해를 다짐하는 데 있어 꽤나 안성맞춤인 철학자들과의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마킹한 부분이 너무도 많아 결국 원서로 주문했다. 다시 천천히 음미하며 낭독하고 싶었다. 12월 19일에 주문했는데 수령 예상일이 1월 5일이다. 사실 그 날짜도 정확히 장담할 수는 없어 아쉽다. 책을 읽고 여운이 가시기 전에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말이다. 좋은 책은 차례부터 돋..

탁월한 사유의 시선(최진석)

최진석 교수님은 어느 강의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이유는 중진국의 상위에 위치한 우리나라가 옛날의 후진국으로 가파르게 하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깨어있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개정판 서문 자체가 잘 쓰인 보고서를 한편 읽는 기분이었고 미래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세워진 건명원에 대한 교수님의 애정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 책은 2015년 건명원에서 한 5회의 철학 강의를 묶은 것이다. 초판 서문에는 이런 글이 실려 있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삶의 독립성을 확보하느냐 확보하지 못하느냐다. 무엇으로 불려도 좋으나, 우리의 삶을 각성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보려고 덤빌 수만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최소한 자기가 자기의 주인이 아니었다는 감춰진 사실만이라도 각자에게 노..

승화 (배철현)

대학 때부터 개인적으로 좋아하기 시작했던 특정한 단어가 있다. 그게 바로 '승화(sublimation)'다. 물론 물리학이나 화학에서 말하는 과학적인 개념은 아니고, 고통이나 슬픔을 승화시킨다는 맥락에 자주 쓰이는 정신 분석학적 용어다. 교육심리학 수업을 들을 때 교수님은 '승화'가 고차원적 방어기제라고 말씀하셨던 걸로 기억한다. 그 당시, '합리화'나 '투사'같은 방어기제에 비해 상당히 매력적인 개념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승화'라는 개념은 동시에 내가 인생을 살면서 영원히 풀지 못하는 숙제로 다가와 마치 무거운 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존경하지만 차마 다가갈 수는 없는 그런 대상과 비슷했다. 서점에서 '승화'라는 짧은 제목의 책을 처음 발견했을 때 나는 그것이 고전문헌학자 배철현 작가님이 쓰신 '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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