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게 범죄(트레버 노아)
Trevor Noah는 남아프리카 출신의 코미디언으로 미국의 토크쇼 진행자예요. 밝게만 보이던 그가 비참한 유년시절을 담은 회고록을 썼어요. 그런데 왜 제목이 Born a Crime일까요?
당시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 헤이드로 인해 백인과 흑인의 사랑은 법으로 금지됐어요. 스위스 백인 아버지와 남아공 흑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그는 태어난 것 자체가 부모의 범죄를 인정하는 증거였다고 해요.
피부 색깔로 인해 어떤 인종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리지 못했던 Trevor는 어린 시절부터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학교에서는 문제아로 낙인찍히고 집에 돌아오면 지독한 가난과 싸워야 했고 새아버지의 폭력도 견뎌야 했죠.
Trevor가 독립할 나이가 되면서 그의 삶은 순탄해지나 싶었는데 등록증이 없었던 새아버지의 자동차를 몰고 나가다 일주일 동안 구치소에 갇히게 되는 일을 겪어요. 그곳을 나오면서 다시는 이런 곳에 오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맹세하죠.
유쾌한 성격답게 슬프고 힘든 유년시절을 매번 유머로 승화시켜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와의 많은 일화, 친구들과의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도 웃음이 나올 정도로 재미있게 풀어내는 능력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가 책의 후반부에서 진지하게 어머니의 얘기를 할 때는 베개를 적시도록 눈물이 나더라고요.
책을 읽는 내내 그의 어머니가 참 대단한 분이라는 것을 여러 번 느꼈어요. 깨어있고 독립적이고 강인하며 신념이 강하고 가족들에게 희생적이며 누구보다 모성애가 강한 어머니였죠.
Trevor가 함께 어울렸던 주변 흑인들과 달리 그곳에서 벗어 나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머니의 교육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고 여러 언어를 구사하도록 격려했고 무엇보다 자신의 아이가 속박이나 제약없이 자유롭게 살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확실하게 해야 할 것은 꼭 짚고 넘어가는 강단 있는 분이었죠.
When it was time to pick my name, she chose Trevor, a name with no meaning whatsoever in South Africa, no precedent in my family. It’s not even a Biblical name. It’s just a name. My mother wanted her child beholden to no fate. She wanted me to be free to go anywhere, do anything, be anyone.
(제 이름을 지을 때 어머니는 아무런 뜻도 없는 Trevor를 고르셨죠. 이름이 가진 뜻으로 인해 제 삶이 운명 지어지지 않기를 바라셨어요. 어머니는 제가 어디서든 자유롭게 살기를 원하셨어요.)
“What does the passage mean? What does it mean to you? How do you apply it to your life?” That was every day of my life. My mom did what school didn’t. She taught me how to think.
("이게 어떤 뜻이니? 너에게는 어떤 뜻으로 다가오니? 네 삶에 어떻게 적용시킬 거야?" 제 삶은 매일 이랬어요. 엄마는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은 것을 가르쳐 주셨죠. 그것은 바로 생각하는 방법이었습니다.)
The smallest thing could prompt her. I’d walk through the house on the way to my room and say, “Hey, Mom” without glancing up. She’d say, “No, Trevor! You look at me. You acknowledge me. Show me that I exist to you, because the way you treat me is the way you will treat your woman. Women like to be noticed. Come and acknowledge me and let me know that you see me. Don’t just see me when you need something.”
이 책은 아마존에서 꽤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책 중 하나로 선정이 되었어요. 빌 게이츠가 추천하기도 했고요.
이 책을 통해 아프리카의 역사와 인종 차별에 대해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요. 제가 주의를 기울여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끔 일깨워 주는 책이었고요.
If you’re Native American and you pray to the wolves, you’re a savage.
If you’re African and you pray to your ancestors, you’re a primitive. But when white people pray to a guy who turns water into wine, well, that’s just common sense.
What I do remember, what I will never forget, is the violence that followed. The triumph of democracy over apartheid is sometimes called the Bloodless Revolution. It is called that because very little white blood was spilled. Black blood ran in the streets.
Trevor Noha의 밝은 미소 뒤에 그렇게 슬픈 과거가 숨어있는지 몰랐어요. 이제는 그가 참 대단해 보여요. 그의 삶이야 말로 스스로를 위대하게 변화시킨 '승화'의 본보기가 아닐까 싶어요.
이 책은 힘든 삶의 여정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용기를, 반대의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얼마나 행복한지 깨닫게 해주는 그런 종류의 책이에요.
저에게는 2020년에 만나 가장 소중한 책들 중 하나로 많은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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