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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생각하는 연습(구사나기 류슌/서가영 옮김)

달빛마리 2021. 8. 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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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생각하는 연습/구사나기 류슌/팬덤북스

구사나기 류슌의 <반응하지 않는 연습>을 읽고 같은 작가의 다른 책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품절 도서라 아쉬웠지만 타 도서관에서 상호대차로라도 빌려 읽을 수 있어 감사했다. 책을 읽고 북마크 한 부분을 독서노트에 옮겨 적다 보니 두고두고 읽고 싶은 마음에 결국 전자도서로 구입했다.

단순하게 생각하는 연습은 잡념을 자각하고 잡념의 종류가 무엇인지 구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생각이 흐트러지는 원인은 '보이지 않는 마음'에 있기 때문이다.

작가 구사나기 류슌은 출가한 승려기 때문에 그가 쓴 책들은 인간의 번뇌를 반복적으로 다룬다. 3가지 번뇌는 탐욕, 분노 그리고 망상이라는 3가지 독이다.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어휘들이지만 각각의 단어가 의미하는 범위가 비교적 폭넓다는 것을 인지해야 이해의 폭도 넓어진다.

탐욕(greed)은 쉽게 말해서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마음이다. 상대방에 대한 기대나 초조함, 불만 그리고 짜증이라는 감정도 포함되어 있다.

분노(anger)는 육체의 고통, 타인을 향한 혐오와 불만, 물건을 잃어버려서 침울해진 기분이나 소중한 것을 잃은 슬픔, 좌절, 후회, 일상의 스트레스, 자기혐오, 콤플렉스가 포함된다.

망상(delusion)은 머릿속의 거의 모든 생각이라고 여기면 쉽다. 욕구가 충족된 상태를 상상하는 것, 자신을 분노하게 만든 사람이나 일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상태, 타인을 의식하거나 의심하는 것, 넘겨짚거나 섣불리 판단하는 행위 그리고 기억도 망상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평소에 '생각'이라고 여겨졌던 그 모든 것들이 거의 '망상'에 가까웠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루를 망상으로 시작해서 망상으로 마무리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생각'이 하나의 방향(목적)에 도달하기 위한 합리적인 방법이라면 '망상'은 뚜렷한 목적 없이 닥치는 대로 이것저것 생각하거나 막연하게 이미지를 떠올리는 상태다.

그럼 잡념을 없애는 방법은 무엇일까? 기본적인 방법은 알아차리고 (be mindful), 전환하고, 지금 보이는 사실로 회귀하는 것이다.

'지금 보이는 것'이 바로 현실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지금까지 눈을 감고 생각했던 일들은 전부 망상이라는 것을 깨닫는 사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눈을 뜬 사람은 번뇌하지 않는다.

이 짧은 하나의 문장이 얼마나 많은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감사하고 벅찼다.

이 책의 5장에는 인간관계를 확실하게 맺고 끊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인간관계의 갈등이 꼭 누구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타인은 자신과 아예 다른 존재인데 자기 생각대로 움직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곧 집착이고 탐욕이라는 사실만 인지해도 많은 것이 해결될 것 같다.

사욕을 버리면 남는 목표는 결국 단 하나, 바로 자기 이외의 누군가에게 공헌하는 것, 자연스럽게 불교의 '자애'나 '자비'의 개념과 연결되는 듯했다. 다른 사람의 행복에 공헌하는 것 그리고 타인의 슬픔이나 고통을 헤아리는 것 말이다.

마음이 고통스러울 때 스스로가 자신의 생각에 너무 함몰되어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라는 책의 내용이 와닿았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보면 많은 사람들이 각기 다른 종류의 슬픔에 휩싸여있는데 자신의 고통이 제일 큰 것인 양 여기는 것 역시 집착이고 오히려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라는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뭔가를 하기 위해서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은 착각이고 집중하는 행위 자체를 얼마든지 목적으로 삼을 수 있다는 붓다의 사고법도 획기적으로 다가왔다.

끝으로 작가가 전하는 '반응에 휘둘리지 않는 마음의 축'을 소개한다.
1. 나는 행복을 향해 가겠다.
2. 지금까지 살아왔음에 감사한다.
3. 무슨 일이든 바르게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4. 잡념은 내려놓는다.
5. 집중하는 행위를 기쁨으로 삼는다.
6.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기쁨으로 삼는다.
7. 행복해지는 방법을 추구한다. (결과가 아닌 방법)

불교에서는 삶 자체가 고통이라며 그 고통에는 반드시 원인도 해결책도 있다고 전한다. 망상에 빠지지 말고 현상을 바르게 이해하며, 눈앞에 있는 사람의 행복을 비는 것에 집중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만 전념하는 태도로 삶에 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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