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끄는 힘, 독서!

어린이라는 세계(김소영)

달빛마리 2021. 10. 1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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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김소영/사계절

도서관을 갈 때마다 '한 도시 한 책 읽기' 포스터가 눈에 띄었다.
대형서점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려져 있는 '어린이라는 세계'가 그 주인공이었다.

국립중앙도서관 등 공신력 있는 4개 기관과 전국 도서관 인기 대출 도서 분석 등을 통해 후보도서를 선정한 후 시민투표를 통해 선정된 도서라고 했다.

서점에서 이미 훑어본 적이 있었고 사실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아이들을 관찰하며 책을 쓴 교육자들이 어디 한둘 이던가? 작가가 들어가는 말에서 이미 우려했듯이 아이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에게 듣는 아이 이야기를 얼마나 귀담아들을 수 있을까도 싶었다.

이 책은 짧게 요약해서 독서교실 선생님이 관찰한 아이들의 일화를 조곤조곤 그녀만의 어조로 따스하게 담아낸 책이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올해의 릴레이 독서로 선정되고 어떤 작가에 의해 그 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될 만큼의 깊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에 의해 읽히고 회자되는 이유가 정확히 무엇인지 궁금했다. 이 책을 읽고 갑자기 우리 아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거나, 모든 아이들이 예뻐 보인다거나 아이와의 갈등이 해결된다거나 하는 마법 같은 책은 아니다.

다만 매일 반복되는 엄마의 시선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아이를 바라보는 눈빛과 여유를 가지게 됐음은 틀림이 없다. 잠시 멈추고 아이를 바라보는 일, 매일 듣는 아이의 목소리가 한 인간의 목소리가 아니라 그 나이 또래의 어린아이 목소리로 들리는 순간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오르고, 어린이지만 어른들에게 존중받았던 추억들을 떠올리며 행복했다. 나에게 그런 경험을 선물해주신 특정 몇 분의 선생님들께도 감사했다.


우리 아이를 비롯해 또래 아이들은 '내 엄마'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우리 엄마'라고 알려주지만 '우리'는 나와 상대방을 함께 이르는 말이니 '우리 엄마'보다는 '내 엄마'가 더 자연스럽다는 것이 딸내미의 논리인데 그럴듯하다. 이렇듯 아이들의 언행은 가끔 어른들이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예리하고 투명하다.

아이들이 어려서 아무것도 모를 거라는 추측은 아이를 키워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절대 사실이 아님을 경험할 수 있다. 아이들은 관찰력이 뛰어나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어른들의 어휘로 표현할 수 없을 뿐 아주 잘 알고 있다.

부모는 아이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준다고 하는데 나는 오히려 아이에게서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 느낌이다. 엄마가 실수를 하고 잘못을 해도 쉽게 용서하고 무조건 사랑해준다. 우리 아이는 과연 엄마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얼마나 느끼고 있을까? 자신이 없다.

<어린이라는 세계>는 아이들을 향한 작가의 따스한 시선을 바라보며 내 안의 어린이를 떠올리고 내 앞에 있는 아이를 바라보게 되는 그런 책이다.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어린이를 이해하려는 시도가 타인을 이해하고 내 자신을 이해하는 단계로 확장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린이에 대해 생각할수록 우리의 세계는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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