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행복하라 (법정 스님)

스스로 행복하라/법정/샘터

이 책은 법정 스님이 쓰신 수많은 수필들 중 일부를 발췌해서 모아놓은 것이다. 그래서 글마다 쓰신 연도가 제각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의 흐름과 상관없이 한결같이 통일된 그분만의 삶의 철학을 느낄 수 있다. 생의 끝자락에서 보여주신 모습과 책에 나타난 스님의 철학은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긴 하지만 진실은 하나가 아닐 수 있으니 섣불리 판단하고 싶지는 않다.

불교 철학을 차치하고 이 책의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은 '절제'다. 입 안에 말이 적고, 마음에 일이 적고, 배 속에 밥이 적으면 신선도 될 수 있다고 전하시며 또한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무엇이 꼭 있어야 하고 없어도 좋은지 크게 나누어 생각해 보라고 하셨다. 모든 것은 항상 변하는데 우리가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고 살아가는지 혹은 살아가야 하는지 물으시는 것이다.

또한 인도의 영적 시인 카비르와 미국의 사상가 랄프트라인의 말을 빌어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강조하셨다.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마라
신은 숨 속의 숨이니라
by 카비르

그대, 진정으로 원하는가?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을 잡아
무엇을 하든 무엇을 꿈꾸든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하라
by 랄프트라인

스님 역시 '바로 지금이지 다시 시절은 없다'라고 말씀하시며 현재의 삶에 집중하기를 독려하셨다. 법정 스님이 추천하신 책 <<조화로운 삶>>의 작가로도 유명한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부부가 제시하는 삶의 철학도 다시 한번 책을 통해 소개하셨다. 2020.10.28 - [나를 이끄는 힘, 독서!] - 조화로운 삶(헬렌 니어링,스코트 니어링/류시화 옮김)

조화로운 삶(헬렌 니어링,스코트 니어링/류시화 옮김)

1.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라
2. 마음의 평정을 잃지 말라
3.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
4. 집, 식사, 옷차림을 간소하게 하고 번잡스러움을 피하라
5. 날마다 자연과 만나고 발밑의 땅을 느껴라
6. 농장일이나 산책, 힘든 일을 하면서 몸을 움직여라
7. 근심 걱정을 떨치고 그날그날을 살아라
8. 날마다 다른 사람과 무엇인가 나누라. 혼자인 겨우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무엇인가 주고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를 도와라.
9. 삶과 세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라
10. 할 수 있는 한 생활에서 유머를 찾으라
11. 모든 것 속에 들어 있는 하나의 생명을 관찰하라
12. 우주의 삼라만상에 애정을 가지라

본질을 잃어버린 종교의 모습이 주변에 흔해서일까? 종교에 구별을 두지 않고 '사랑'이 곧 신이고 진리이며, '자비의 실현'이 곧 종교의 본질이라고 하신 말씀은 정말이지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책을 읽으면서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삶의 본질과 연결시키지 않으면 한낱 종이 벌레에 그치고 만다는 말씀과 머리로는 알았을지라도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공허한 관념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신 말씀은 책을 읽고 깨달은 바를 실천하고자 하는 내 삶의 철학과 맞닿아 있어 더욱 깊이 새겼다.

연말이다. 잠시 멈추고,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고 살아가고 있는지 혹은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 볼 좋은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