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책과 영화로 서너 번 보았던 작품이다. 이번에는 영국 영어도 연습할 겸 처음부터 끝까지 낭독했다. 대략 500페이지의 분량이라 거의 매일 빠짐없이 낭독했는데도 3주가 넘게 걸렸다.
이 책은 우리가 옳거나 그르다고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인간 존엄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뻔한 로맨스 이야기가 아니다. 또한 이미 꿈을 이룬 한 사람이 꿈조차 꿀 수 없는 환경에 처해있는 한 사람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이야기이다.
집안의 유일한 가장으로 꿈을 포기한 채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아가는 여인 Clark, 꿈을 이루었지만 오토바이 사고로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전신마비가 된 Will. 두 남녀가 제한된 6개월이라는 시간의 바운더리안에서 서로의 삶에 어떻게 스며드는지 면밀히 보여준다.
스위스에서 죽음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행위는 윤리적인 문제와 더불어 법적으로도 많은 논란이 있지만 책을 읽다 보면 영화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는 그의 고통에 눈길이 간다.
몸을 스스로 가누지 못하는 불편함 뿐만 아니라 Will은 사고 후 매일 진통제를 먹으며 고통속에서 숨을 쉰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삶을 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삶 자체가 고통 그 자체이다. 이미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했고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선택하기로 결정한다.
사랑으로 모든 것을 되돌려 보려고 노력했던 Clark도 결국 그의 선택을 존중하게 된다.
Will이 Clark에게 쓴 마지막 편지는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난다. 꿈꾸고 계획했던 모든 것을 얻었고 그 누구보다 자신의 삶을 사랑했던 그였기에 꿈조차 꾸지 못하는 Clark을 안타까워하며 건네는 마지막 한 마디 한 마디에 방점을 찍고 싶다.
Live boldly.
Push yourelf.
Don't settle.
(중략)
Don't think of me too often.
I don't want to think of you getting all maudlin.
Just live well.
Just live.
Love,
Will
이런 저런 이유로 생을 마감하는 모든 사람들이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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