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원서 읽기의 즐거움 :)

영어 소설 The Testaments (The Sequel to The Handmaid's Tale, Margaret Atwood)

달빛마리 2020. 7. 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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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estaments ('증언들'원서/2019 부커상 수상작)

 

 

이 책을 쓴 캐나다 작가 Margaret Atwood는 이미 Handmaid's tale이라는 작품으로 오래전에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인물이었지만 나는 얼마 전에 리뷰 한 '노모포비아'라는 책으로 인해 그녀를 처음 알게 되었다.

2020/06/25 - [나를 이끄는 힘, 독서] -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만프레드 슈피처 지음/박종대 옮김)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만프레드 슈피처 지음/박종대 옮김)

스마트폰은 어떻게 우리의 뇌를 망가뜨리는가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 이 책의 저자 만프레드 슈피처는 독일 뇌 과학계의 일인자다. 의학과 심리학 그리고 철학을 전공했고 정신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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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내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독일출판협회 평화상을 받고 프라하의 프란츠 카프카 협회에서 주는 국제적인 문화상을 받아서가 아니었다. 어디 그런 작가가 한 둘이겠는가? 

 

Margaret Atwood는 2015년 옥스퍼드대학교 출판부에 영국의 다른 작가 27명과 함께 항의 서한을 보냈다. 그 이유는 출판사가 '옥스퍼드 어린이 영어 사전'을 개정하면서 '자연 및 시골 생활과 관련이 있는 수십 개의 단어'들을 빼고 대신 미디어에 관련된 단어들을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전에는 자연에 관한 단어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던 것이다. 출판사가 처음 행하는 일도 아니었고 미동도 하지 않았지만 작가는 옳다고 믿는 신념을 위해 행동으로 표현했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작품을 읽고 싶었다. 내가 고른 그녀의 첫 책이 바로 The Testaments였다. 한국어 번역본은 '증언들'이라는 제목으로 올해 출판되었고 전작 The handmaid's tale의 후속작으로 2019년 부커상 수상을 받았다.
전작과 상관없이 읽을 수 있는 줄거리 전개도 좋았고 무엇보다 현대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들이 극대화되어 나타나는 어두운 가상사회를 그리는 디스토피아(dystopidia) 작품이면서 동시에 책을 읽는 내내 독자들에게 이 책이 소설임을 상기시키는 metafictional epilogue 가 포함된 작품이라는 면에서 다른 소설들과는 구분되는 두드러진 특징을 담고 있었다.

 

작가는 작품 속에서 Gilead라는 가상사회를 만들었지만 캐나다 작가답게 캐나다의 주요 도시 이름들을 소설 속 지명으로 사용했고 주요 인물들의 이름은 대부분 가톨릭에서 사용하는 세례명이었다. 개인적으로 반갑고 친근했다. 책 제목과 더불어 겉표지만 봤을 때는 가톨릭 성직자에 관련된 책으로 추측되기도 했다. 

 

책은 3명의 관점으로 번갈아가면서 전개된다. 사령관 Judd와 함께 Gilead의 최고 권력을 가지고 있는 Aunt Lydia, 사령관 Kyle과 Tabitha 사이의 입양딸 Agnes 그리고 캐나다에서 Neil과 Melanie의 입양딸로 자라고 있는 Daisy. 

 

예측을 넘어서서, 이 3명이 한 스토리 안으로 잡히는 순간 몰입도가 가장 높았고 진정한 page-turner였다. 결국 그 이후 한 호흡으로 순식간에 책을 다 읽고 말았다. 특히 나는 Lydia의 내레이션에 집중했다. Agnes나 Daisy는 그들이 스스로 운명을 바꿀 수밖에 없는 계기가 있었지만 Lydia는 달랐다.

 

그녀는 Gilead 고위층의 위선과 부정을 눈감고 자신의 권력을 누릴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위험을 무릅쓰고 , Mayday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레지탕스 조직에 중요한 정보를 넘기는 스파이 역할을 감행했고 Gilead의 파멸을 위해 Gilead에서 벌어지는 모든 잔혹한 사실과 사령관들의 악행을 자필로 기록했다. 그리고 이것은 훗날 Ardua Hall Holograph 혹은 The Testaments로 알려지게 된다.

 

Agnes와 그녀의 친구 Becka가 Dr.Glove에게 당했던 성적인 수치심을 묘사하는 장면을 읽을 때는 불편한 감정에 휩싸여, 느끼지 않아도 될 감정을 굳이 전해주는 문학의 단면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놀랍게도 Agnes와 Daisy는 같은 엄마 뱃속에서 태어난 자매로 밝혀졌고 두 자매는 무사히 캐나다에 거주하면서 Mayday로 활동하는 엄마의 품속으로 돌아갔지만 거기에는 Lydia와 Becka의 크나큰 희생이 있었다. 

 

다음은 Lydia의 심리묘사가 극적으로 나타나는 장면이다. 

In the early days of Gilead, I used to ask myself whether I was Fox or Cat.
Should I twist and turn, using the secrets in my possession to manipulate others, or should I zip my lip and rejoice as others outsmarted themselves?
Obviously I was both, since-unlike many-here I still am. 
I still have a bag of tricks. 
And I'm still high in the tree. 

결국 그녀가 자신을 희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Gilead에서 Aunt Lydia라는 신분을 가지기 전 , 그녀의 직업은 판사였다. 그것과 관련이 있었을까?
살고 싶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본능에서 그녀는 Gilead의 수뇌부 역할을 충실히 행했지만 누구보다 정의와 공정함이 존재하는 사회를 바라고 희망하는 마음이 컸으리라 짐작해 본다. 

 

의식적으로 최대한 줄거리 공개를 자제하면서 글을 썼다. 직접 읽어야 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슬픔과 기쁨 분노와 안도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작품 그리고 독특한 전개와 탄탄한 줄거리로 부커상을 거머쥔 이유를 알게 해 준 걸작의 면모가 돋보인다.

작가는 Gilead라는 파렴치한 가상 사회를 통해 결국 현대 사회가 이미 가지고 있는 어두운 면모를 안에서 밖으로 드러내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극단적인 종교의식, 국경주변에서 벌어지는 인신매매나 강제로 부모와 아이를 분리시키는 일, 여전히 존재하는 남녀 불평등 사상 그리고 소아성애자,권력을 휘두르는 지배의식, 잘못된 가치관을 주입시키는 사상 교육 등 이 모든 것들은 지금 가상이 아니라 현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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