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5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고미숙)

작년 봄에 읽었던 고미숙 선생님의 를 연말에 다시 한번 읽게 되었다.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던 책을 구입해서 다시 읽으면서 그 여운이 크게 남았던 터라 이어서 선생님이 쓰신 다른 책을 읽고 싶었다. 연휴 전에 도서관에서 여러 권을 빌려왔고 그중 첫 번째로 읽은 책이 바로 다. 언어의 유희를 즐기시는 선생님은 책의 머리말에서부터 웃음을 주신다. 낭랑하게 낭송하라 필사적으로 필사하라 글로벌하게 글쓰기 하라 문득 '낭송집을 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소리가 들렸다. 응? 소리가 들렸다고? 그렇다! 그건 분명 소리였다. 생각이 아니라 소리. 생각은 머리에서 떠오르지만 소리는 가슴속에서, 더 정확히는 오장육부에서 솟아난다. 그래서 '하는' 것이 아니라 '들린다'. 매일매일 그렇게 솟아올랐다 사라지는 소리들이 얼마나..

초등공부, 독서로 시작해 글쓰기로 끝내라(김성효)

초등학교 교사로 20년 넘게 근무하시는 지인께서 전화를 주셨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 한 딸내미의 소식이 궁금하셨나 보다. 학교 수업 대체인 EBS 수업도 잘 듣고 일주일에 2번이라도 학교에 갈 수 있어서 감사히 다니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다니는 학원이 없어서 그런지 책에 빠져 산다고도 말씀드렸다. 선생님께서는 아이가 책을 읽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정확히 읽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워낙 독후 활동에 부정적이었던 터라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렸더니 반대의 입장에서도 말씀해 주셨다. 책을 많이 읽는 아이들 중에서 상당수가 교과서의 기본 개념도 이해하지 못해 헤매는 경우가 있다는 뜻밖의 얘기를 전해 주셨다. 문제는 책을 정확히 읽지 않는 습관 때문이라고 하셨다. 특히나 ‘독후감’에 부정적인 내..

기록의 쓸모(이승희 지음)

요즘 글쓰기에 부쩍 관심이 많아져서 '그럼에도 작가로 살겠다면'이라는 책과 함께 빌려 온 책이었다. 선명한 파란색 표지가 눈에 확 띄기도 했지만 '기록의 쓸모'라는 제목이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저자 소개를 먼저 읽었는데 마케터가 된 사연이 재밌다. 치과 치기공으로 근무하던 시절 센스가 없다며 매일 혼난 탓에, 센스를 기르려고 읽은 책에서 마케팅의 재미를 느껴 결국 마케터가 되었단다. 그래서 책 제목 아래 작은 글씨로 '마케터의 영감 노트'라고도 적혀 있다. 이 책은 저자의 기록이 어떻게 처음 시작되었는지 그 글쓰기는 결국 어떻게 진화되었는지 독자들에게 상세히 보여준다. 지극히 개인적이 경험이 많아 어느 순간 그녀의 일기를 읽고 있는 기분마저 들었다. 무엇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저자의 끝없는 고민이 엿..

그럼에도 작가로 살겠다면(줄리언 반스,커드 보니컷,스티븐 킹 외 지음/존 위너커 엮음/한유주 옮김)

이 책은 한마디로 위대한 작가들에게 듣는 글쓰기 아포리즘이다. 논픽션 작가이자 편집자인 존 위너커가 400명이 넘는 작가들의 조언을 엮어 책 한 권에 담았다. 책 표지에 적힌 스티븐 킹이라는 이름을 보자마자 책을 고르는 데 있어 잠시의 망설임도 필요 없었다. 얼마나 급했는지 목차도 확인하지 않고 훔치듯 빌려왔다. 무엇보다 엮은이의 말이 내 평소 생각과 일치 해 놀랍고 반가웠다. 이 책에 인용한 조언들은 저자(author)가 아니라 '작가(writer)'의 말이라는 점을 눈여겨보길 바란다. 내 생각에, 저자라는 지칭어는 책을 내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가리킬 수 있는 반면 작가라는 지칭어에는 가치 판단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작가는 예술가이며, 자기 자신을 쥐어짜 글을 쓰는 사람이다. 저자라는 말은 그 ..

책 쓰기가 만만해지는 과학자 책쓰기(김욱)

‘독학으로 터득한 하루 15분 책 쓰기의 완결판' 의식적으로 스스로를 영어에 노출시키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생긴 부작용이 있다. 대화나 글쓰기를 할 때 적절한 한국어 어휘가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치매의 전조 증상 중 하나라고도 들었는데 그나마 다행인 건지 그 자리에 어설프게 영어 단어가 먼저 자리 잡는다. 꼴불견 중 하나다. 이왕 쓰는 글, 잘 쓰고 싶다. 글솜씨가 형편없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블로그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훌륭한 글을 자주 접하다 보니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그나마 주어와 술어의 일관성은 존재하나 쓰다 보면 쓸 때 없이 문장이 길어지고 필요하지 않은 수식어구가 범람한다. 책 쓰기가 만만해진다는(나는 글쓰기가 만만해진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제목을 보고 지금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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