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원서 읽기의 즐거움 :)

영어 소설 The curious incident of the dog in the night time (Mark Haddon)

달빛마리 2021. 5. 1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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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urious incident of the dog in the night time  by Mark Haddon

이 책은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에 출판되었다. 호불호가 꽤 선명한 책이라고 알려져 읽기 전부터 나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궁금했다.

영국 최고의 문학상인 휘트브레드 상 대상을 포함하여 17개의 문학상을 받으며 가장 독창적인 소설로 평가받는다는 출판사의 소개를 본 후 나의 궁금증은 더욱 증폭됐다.

자폐를 가진 15살 소년의 생각을 낱낱이 읽을 수 있는 이 소설은 두 달 전에 읽었던 <Out of My Mind>의 Melody를 떠올리게 했다.

뇌성마비를 앓고 있던 12살 소녀 Melody와 자폐를 앓고 있는 15살 소년 Christopher 모두 특정 영역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고 그들의 내면세계를 독자가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서였을까?

사실 Christopher는 단순히 자폐를 앓고 있다기 보다는 서번트 증후군에 가까울 정도로 수학에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특정 색깔의 음식만 먹고 농담을 이해하지 못하고 누군가 자기 몸에 손을 대면 소리를 지르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Christopher는 세상과 원활히 소통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웃집 강아지를 죽인 범인을 찾는 과정과 집안의 갈등이 교묘히 교차되어 묘사되는 이 소설은 특히 초반에 독자들이 느끼는 강력한 흡입력이 책을 마칠 때까지 그대로 이어진다.

책을 읽으면서 안타깝기도 하고 답답한 마음은 나 역시 15살 크리스토퍼를 세상의 잣대로 응시했기 때문이었다. 거짓과 진실로만 이루어진 세상에 유폐되어있는 크리스토퍼는 어른들의 거짓과 위선이 오히려 혼란스럽다.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만 달라질 뿐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세상이 변하는 것인지 우리가 변하는 것인지 모를 모호한 경계에 서게 된다.

크리스토퍼가 선택한 수많은 결정은 오로지 약속과 진실에만 근거했다. 순수와 진실을 강요하다 적당히 나이가 들면 그게 삶을 사는 방식이 아니라고 정정하는 어른들의 언행에 아이들은 얼마나 혼란스러울까 생각해 보았다.

크리스토퍼는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 홀든 콜필드를 연상시켜 제2의 홀든 콜필드로 불려지기도 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호밀밭의 파수꾼>홀든 콜필드가 <상실의 시대>의 와타나베처럼 여겨지기는 했으나 크리스토퍼와 홀든 콜필드 사이의 연관성은 다소 무리다.

찍어내 듯 그들의 내면을 꿰뚫어 볼 수 있게 만들어 준 작가들의 상세한 묘사력과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는 아이와 어른들의 대척 구도는 비슷할지 모르지만 말이다.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 거실에서 놀고 있는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남편이 이렇게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아이는 지금 우리가 경험할 수 없는 세계에 존재한다’고 말이다. 우리가 이미 경험한 적 있는 그 세계가 정말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나의 사고에서 벗어나 크리스토의 세계로 들어가 본 경험은 우리 주변의 아이들을 다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 자폐의 유무나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는지의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저 그 아이의 눈으로 한번쯤 세상을 바라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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