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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위안(알랭 드 보통 지음, 정명진 옮김)

이 책은 알래 드 보통이 인류 역사상 가장 비범하다고 알려진 6명의 철학자의 생애와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소크라테스, 에피쿠로스, 세네카, 몽테뉴, 쇼펜하우어, 니체가 그 주인공들이다. 알랭 드 보통은 이 철학자들을 통해 철학의 본질과 목적이 무엇인가를 묻고 그 대답을 찾고자 했다고 전해진다. 나는 단연 니체에 집중했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헤르만 헤세'에게 영향을 준 철학자이면서 동시에 를 통해 나를 사로잡았던 인물이 아닌가. 삶의 어느 순간 나는 '행복'이라는 개념이 '쾌락'처럼 느껴졌다. 인간이 맹목적으로 쫓기엔 너무나 동물적인 한 순간의 증발되는 감정처럼 여겨졌다. 행복만을 추구하는 사람이 얼마나 행복할지는 의문이다. 우리는 삶의 순간순간들을 사랑해야 한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이지만 고통..

설이(심윤경)

한 어린 아기가 추운 겨울날 보육원 근처 음식물 쓰레기통 안에서 발견된다. 이 사실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고, 아기는 새해 첫날 발견되어 '설이'라는 이름을 가진다. 보육원에서 자라다 입양과 파양을 반복하며 십 대를 맞이하는 설이...초등학교 고학년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주변의 세계를 그리는 이 소설은 소설판 SKY 캐슬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대한민국 부모들에게 자녀를 향한 진정한 사랑이 과연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소 억지스러운 전개와 (설이가 시현이의 집으로 입주하는 과정) 소설에서 위탁모 이모를 묘사하는 특정 캐릭터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캐릭터가 씌여진 편지글을 읽을 때는 사실 의아하기도 했다. 을 쓴 심윤경 작가가 를 쓴 작가와 동일 인물이 과연 맞나 싶을 정도로 몰입..

탁월한 사유의 시선(최진석)

최진석 교수님은 어느 강의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이유는 중진국의 상위에 위치한 우리나라가 옛날의 후진국으로 가파르게 하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깨어있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개정판 서문 자체가 잘 쓰인 보고서를 한편 읽는 기분이었고 미래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세워진 건명원에 대한 교수님의 애정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 책은 2015년 건명원에서 한 5회의 철학 강의를 묶은 것이다. 초판 서문에는 이런 글이 실려 있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삶의 독립성을 확보하느냐 확보하지 못하느냐다. 무엇으로 불려도 좋으나, 우리의 삶을 각성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보려고 덤빌 수만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최소한 자기가 자기의 주인이 아니었다는 감춰진 사실만이라도 각자에게 노..

내가 춤추면 코끼리도 춤춘다(이정일)

미국에서 선출판 된 우리나라 작가의 이란 책을 읽고 일 년 전에 이 블로그에 글을 올렸었다. 원서로 먼저 읽고 한국에서도 출판된 후 또 한 번 읽고 쓴 글이었다. 자기 계발서로 분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법과는 거리가 멀었고 막연하고 이상적인 이야기가 나열되다 그대로 끝나버려 참 아쉬웠었다. 상위 0.1% 부자들의 구루(guru)라는 이유로 까마득한 대학 후배에게 '선생님'이란 호칭을 사용하는 홍주연 작가의 태도도 사실 이해하기 힘들었고 증명되지 않은 내용들로 여겨져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기억 속에서 잊혔는데 얼마 전에 후배가 을 선물했다. 이 책을 전해주기 전에 잠시 망설였다며 언니가 미신 같은 것을 믿냐고 할 것 같았다는 말을 덧붙였다. 본인은 두 번이나 읽었고..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최진석)

동양철학에 처음 발을 담그게 된 것은 대학 때 부전공으로 택했던 윤리교육 과목들을 수강하면서였다. 교양 과목으로 선택해서 들었던 철학에 흥미를 느끼면서 큰 기대를 하였으나 일부 교수님들께서 윤리교육을 만만하게 보고 들어왔다는 편견으로 타 전공생들에게 괘씸죄를 적용하여 필기를 한자의 약자로 쓰시면서 고난의 길로 들어섰다. 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다른 윤리교육 과목들은 새롭고 즐거웠으나 공자, 맹자, 노장 사상, 순자, 장자의 사상 이론들을 주입식처럼 밀어 넣으며 칠판을 가득 메우는 한자들을 보고 있노라면 곤욕스럽고 곤혹스러웠다. 그렇게 멀어지나 싶었는데 졸업을 하고 직장생활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돌고 돌아 난 다시 동양철학의 울타리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관심의 대상이 심리학에서 자연스럽..

있는 것은 아름답다 (Andrew George/서혜민 옮김)

삶과 죽음이 반대의 개념이 아니라 하나의 세트라는 개념을 사실로 받아들인 후, 사고의 틀이 확장됨을 느낀다. 그러나 경험해 보지 못한 것에 대해 말할 수는 없고 곧 경험할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싶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죽음 앞에서 후회가 많지 않은 삶을 살고 싶은 게 나의 진솔한 마음이다. 이 책은 사진작가 앤드류 조지가 곧 임종을 맞이할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고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 우리에게 들려준다. 출판사 책 소개에 의하면 이 책은 그 어떤 가르침이나 깨달음도 억지스럽게 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저 나 자신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도록 내버려 둔다. '죽음'이라는 존재를 마주하면서 말이다.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은 이 책을 추천하며 죽음이 삶의 한쪽에 ..

영어 고전소설 Pride and prejudice (Jane Austen)

이 책은 영국의 여류작가, Jane Austen(1775-1817)의 작품들 중 하나로 고전문학이지만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이라는 제목으로 완성된 소설이었지만 수정을 거쳐 십수 년 후에 다시 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이미 대략 줄거리를 알기에 원서로 문학을 접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읽고자했고 무엇보다 왜 제목이 'Pride and prejudice'인지 궁금했다. 돈과 계급으로 인한 권력 구조가 분명했던 그 당시 영국 사회에서는, 결혼을 통한 신분 상승을 꿈꾸는 인간의 욕망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주인공 Elizabeth Benett은 오히려 이에 반하는 인물로 자신의 가족을 열등하게 취급하는 Darcy의 태도에 오만함을 느끼고 그와 거리를 둔다. 언니..

습관의 디테일(BJ 포그/김미정 옮김)

‘이제 습관에 관련된 책이면 충분히 읽었다’ 싶었는데 남편이 빌려 와 시작한 책을 슬그머니 가져와 내가 먼저 읽었다. 아무래도 저자가 그 유명한 BJ 포그인 데다가 심리학자이면서 행동과학자인 그의 ‘습관 설계법’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Tiny Habits’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그의 요지는 ‘작은 것은 강하다’이다. 좋은 습관을 만들고 행동을 바꾸는 일이 성공하려면 다음 세 가지를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1. 내 탓하기를 멈춘다. 2. 원하는 것을 아주 작은 행동으로 쪼갠다. 3. 실수는 새로운 발견이다. 이를 발판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동기와 의지가 신뢰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라는 작가의 말에 정말 공감했다. 우리의 삶은 예측 불가능하고 감정이 배제된 로봇이 아니기 때문이다. 좋은 습관 들이기..

초등 사춘기, 엄마를 이기는 아이가 세상을 이긴다(김선호)

이 책을 읽기 전, 어떤 강의를 통해 '주체적 욕망'이라는 정신분석학적 용어를 처음 알게 되었다. 굉장히 새롭게 다가왔고 나의 지난 삶이 떠오르면서 아이의 삶에도 커다란 지표를 만들어 줄 것만 같았다. 'desire of subject' 니까 주체가 소유한 욕망 즉 '주체의 욕망'이라고 표현해야 더 정확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도 '주체적 욕망'으로 소개되었다. '포기하는 용기'의 저자 이승욱 정신분석가에 의하면 '주체적 욕망'은 내가 정말 원하는 욕망을 찾아내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원하는 욕망을 찾기 위해서는 자기 욕망을 덮고 있는 또 다른 욕망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 욕망이 바로 세상이 자기에게 요구하는 욕망들이라고 했다. 내가 들었던 어느 철학자의 강의에서는 이..

감사하면 달라지는 것들(제니스 캐플런 지음, 김은경 옮김)

8개월 동안 매일 써오던 감사일기, 성공일기 그리고 영어일기가 어느 날 하루아침에 중단됐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이유가 참 허무한데 노트의 마지막 장을 쓰고 나서 새 노트를 미리 구비해 두지 않았던 것이다. 8개월 동안 3권의 노트를 채웠으니 미리 준비해 두었으면 혹시 계속 이어서 썼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하루 늦게라도 충분히 다시 시작했을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점이다. 영어일기는 영어 실력 향상을 바라는 마음에서 썼고 감사일기나 성공 일기는 책을 읽고 영감을 받아 시작했었다. 영어 일기는 감정을 토로하는 쓰레기통처럼 느껴져 매번 다시 펼쳐보고 싶지 않았고 첨삭을 따로 받지 않기에 매일 비슷한 표현을 쓰고 새로 배운 표현은 따로 공부하지 않아 처음의 목적과 많이 어긋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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