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73

뉴베리상 영어 소설 When You Trap a Tiger (Tae Keller)

블로그 이웃님을 통해 이 책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어 올해 초 읽을 목록에 적어 두었다. 그러다 몇 달이 훌쩍 지났고 우연히 라디오에서 이 책을 한국어로 옮긴 강나은 번역가의 인터뷰를 듣게 되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이 책은 한국계 미국인인 Tae Keller가 100번 째 뉴베리 메달의 주인공이 되면서 더욱 화제가 되었다. 작가는 어릴 때 외할머니께서 들려 주신 한국의 전래 동화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의 이름도 할머니의 성함 '태임'에서 가져온 것이지만 영어식 발음은 '테이'로 발음해야 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보니 강나은 번역가의 조용조용하고 침착한 음성이 주인공 Lily와 매우 닮은 듯 했다. 전형적인 동양인 아이로 묘사되는 Lily는..

인생 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데이비드 케슬러/류시화 옮김)

로버트 그린의 책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기 시작했다. 잠깐 머무르다 흘러가는 생각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서울대 의대 정현채 교수님의 '죽음학'강의를 찾아 듣기 시작했고 이 책을 소개받았다. 죽음은 당하는 것이 아니라 맞이하는 것이라는 교수님의 말씀이 특히 와닿았기 때문이다.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보니 놀랍게도 십여 년 전에 후배에게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한 책이었다. 그 당시에도 읽고 참 좋아서 후배에게 권한 기억이 있다. 시간이 흘러서일까? 이 책을 처음 읽는 듯 왕왕 낯설었지만 내 마음 안으로 내용이 깊게 자리잡음이 다시 한번 느껴졌다. 이 책은 간단히 말해 정신의학자이면서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였던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그녀의 제자 데이비드 케..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에 반응하지 않는 연습(구사나기 류슌, 류두진 옮김)

지난 두어 달 동안 마음이 말 그대로 쑥대밭 같았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달래 보려고 노력했고 이 책이 큰 도움이 되었다. 책은 계속해서 읽어 나갔지만 글쓰기는 읽는 속도만큼 이어나갈 수 없어 겨우 드문 드문 글을 썼다. 구사나기 류슌이라는 일본 스님이 쓰신 책인데 실천 편과 함께 꽤나 알려진 책이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많은 도움을 받아 결국 구입했다. 홍창진 신부님의 책 에도 똑같이 인용된 붓다의 말씀이 실려 있었다. 괴로움이 무엇 때문에 생기는지를 이해하라. 괴로움을 불러내는 것은 쾌(기쁨)를 원해 마지않는 '바라는 마음'이다. 삶에는 괴로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괴로움에는 원인이 있다. 괴로움은 제거할 수 있다. 분명히 괴로움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붓다 마음의 반응이야말로 인생의 괴로움이며..

괜찮은 척 말고, 애쓰지도 말고 (홍창진)

이 책은 거룩한 척, 착한 척하느라 삶이 부자연스러웠다고 고백한 홍창진 신부님의 책이다. 사제가 쓴 책이지만 가톨릭 종교 색채는 거의 없고 오히려 붓다의 가르침이 곳곳에 발견된다. 이 책을 읽었던 그 시기에 딱 내 자신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 책 제목이라 자연스럽게 이끌려 읽게 되었다. 구사나기 류슌 스님이 쓰신 을 함께 읽고 있었는데 신부님도 이 책을 읽으신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내용의 교집합이 많았다.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는 데 익숙한 나에게 모든 감정에는 저마다의 기능이 있다고 참지 말라고 하신 신부님의 말씀이 큰 위로가 되었다. 기쁘게 웃으면서 에너지를 되찾고 슬프게 울면서 마음을 정화 하 듯, 모든 감정에는 저마다의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앞 서 이야기한 것처럼 신부님의 책과 구사나기 류슌..

영어원서 Limitless (Jim Kwik)

이 책은 두뇌 전문가라고 알려진 짐 퀵이 쓴 책이다.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 구글이나 하버드, UN의 후광을 입은 브레인 코치, 짐 퀵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마인드셋, 동기부여 그에 관련된 방법을 상세히 설명해 준다. 총 4부로 나뉘는데 1,2부는 작가의 어린 시절 개인적인 경험 얘기가 대부분이라 3,4부 방법론에 주목해서 읽었다. Often when you put a label on someone or something, you create a limit - the label becomes the limitation. Adults have to be very careful with their external words because these quickly become a child's inte..

가족의 굴레

자식은 자신의 자유의지에 의해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나진 존재가 아니다. 어느 특정한 순간 부모의 욕정에 의해 혹은 계획적인 의도 아래 어쩔 수 없이 태어나진 무력한 존재다. 그러니 주어진 환경에서 자식을 아끼며 건강하게 키우는 일은 부모의 당연한 책무다.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내가 너를 어떻게 먹여 살렸는데 내가 너를 위해 어떻게 희생했는데 이런 식의 주입은 자식을 통제하고자 하는 심리다. 즉 자식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시키려는 부모의 마음이고 자식을 병들게 만드는 첩경이다. 자식은 성인이 되면 부모로부터 정서적으로 물리적으로 독립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족이라는 굴레안에서 결국 누군가는 자유를 박탈당한다. 가족이라고 상처를 주고 받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어떻게든 각자의 삶을 살고 ..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합본판 (이윤기)

그리스 로마 신화의 첫 출간 20주년을 기념하고 심장마비로 갑자기 돌아가신 이윤기 작가의 타계 10주기를 기리기 위해 다섯 권의 시리즈를 한 권으로 묶은 특별 합본판이 나왔다. 시리즈 다섯 권의 내용과 새롭게 추가한 도판 자료 220여 점을 수록해 1200페이지 가량의 양장본이 만들어졌다. 대학 때 철학 강의를 듣던 중 수업이 지루해질 때쯤 교수님께서 종종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그것을 계기로 신화를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리즈 5권까지 모두 읽지 못한 채 한참을 잊고 살다가 합본판의 소식을 알게 되었다. 총 5주에 걸쳐 읽어 내려갔다. 워낙 신들의 계보가 복잡하고 다양하며 이름이 어려워서 메모를 하며 읽어야 했다. 예전에 읽었던 내용이 떠오를 땐 쉽게 쉽게 읽히고 어떤 신화는 반복해서..

상관없는 거 아닌가?(장기하)

이 책의 존재는 희미하게나마 알고 있었지만 선뜻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도서관에서 장강명 작가의 소설을 찾고 있었는데 그의 소설들 옆에 나란히 꽂혀 있어서 눈에 띄었다. 표지가 강렬한 오렌지빛이어서 집어 들었던 것 같다. 아무런 기대도 없었고 오히려 일종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책을 만지작거리며 읽을까 말까를 고민했다. '그래, 산문이잖아. 휘리릭 읽히겠지. 머리 좀 식히자'라는 마음으로 집에 가져왔다. 한달에 걸쳐 이윤기 작가의 그리스 로마 신화 합본 5권을 읽은 터라 이제는 그리스 로마신들이 존재하지 않는 현실 세계로 돌아와야 했다. 정말 오랜만에 재미있게 책을 읽었다. 내가 읽고싶은 책을 읽는 것이야 늘 내게 즐거운 일이지만 이 책은 조금 달랐다. 재미있었다. 한 장 한 장 페이지..

인간이 그리는 무늬(최진석)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인문학이 막 활기를 띄기 시작할 무렵 출판된 꽤 오래된 책이다. 그 쯤해서 미리 읽었다면 인문학의 개념을 정확히 잡고 인문학 도서들을 읽었을 텐데... 오랜 시간 동안 그냥 책만 읽어 내려간 것 같아 많이 아쉬웠다. 책을 읽어보니 교수님의 생각은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으셨다. 최근의 강연이나 지금까지 쓰신 책들의 궁극적인 알맹이는 이 책에서 주장하는 요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은 '인문의 숲 속을 산책하는 순서'라고 이름 지어진 멋있는 목록을 보여준다. 크게 4가지 숲으로 분류된다. 첫 번째 인문의 숲 : 인문적 통찰을 통한 독립적 주체되기 두 번째 인문의 숲 : 인간이 그리는 무늬와 마주 서기 세 번째 인문의 숲 : 명사에서 벗어나 동사로 존재하라 네 번째 인문의..

침묵의 힘

May the stars carry your sadness away, May the flowers fill your heart with beauty, May hope forever wipe away your tears, And, above all, may silence make you strong. Chief Dan George 별들이 그대의 슬픔을 가져가 주기를, 꽃들이 그대의 가슴을 아름답게 채워 주기를, 희망이 그대의 눈물을 영원히 닦아 주기를, 그 무엇보다 침묵이 그대를 강인하게 해 주기를.어떤 상황에서의 침묵을 의미하는 것일까? 불필요한 말을 섞지 않고 홀로 있는 것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고 경청하는 것 하고 싶은 말을 하지 않는 것 팔레스타인 난민들에게 위의 글귀를 기도로 선물하고 싶지만 마지..

영어 이야기 :D 2021.06.04
728x90